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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야기 ■/현대건축 이야기

건축기행-07 노무현 대통령 묘역 (2013. 05.)

                                                                                                

 

 

                                                                                                               

설계자  승 효 상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은 봉화산의 줄기가 마을과 만나는 어귀자락에 있다.

봉화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앞으로 흐르는 이곳은 배산임수의 형국을 하는 전통적 길지이다.

기다란 삼각형의 부지는 가운데로 또한 두 개의 물줄기가 흐르며 전체 영역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조선 왕릉 공간형식의 입구영역인 홍살문, 준비영역인 정자각, 참배영역인 능침과 같은 전례의

구성을 자연스럽게 이룬 다. 삼각형의 부지인 까닭에 여러 행사 진행에도 적합한 제의적 형상이다.

 

묘역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경건한 영역이다.

일상적 공간이 아니므로 지상에서 1미터를 높 여 일상을 떠난 월대(月臺)를 만들었다.

마치 종묘 정전의 마당 같은 절대적 비움의 공간이다. 이 비움이 경건하도록 설치물은

극히 절제된 형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바닥에는 박석을 깔고 전체 모양을 ‘사람사는 세상’의 마을 배치로 그렸다.

멀리 위에서 보면, 이 속에 길도 있고 마당도 있으며 집도 있는 마을의 모습이다.

이 마을 속에 지나는 길로 표시된 부 분을, 우리들의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새긴

박석으로 포장한다.

 

입구 부분에는 수반이 놓여 있다.

월대에 오르기 전 우리를 비추는 시작점이다. 여기서 여미고,

기다란 장대석으로 다듬은 계단을 오르면 한 없이 고요한 평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완만한 경사 로 된 공간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며 우리로 사유의 여정을 이끄는 것이다.

 

첫 번째 물줄기를 지나면 가운데 헌화대가 놓여있고 여기에 준비한 꽃을 내려놓고

건너편 지석에 모인 이들이 참배 마치기를 기다린다.

주변은 수없이 많은 이들의 간절함과 그리움의 글귀가 새 겨진 박석이 마치 군중을 이룬 듯하다.

 

다시 물줄기를 건너 지석이 놓인 야트막한 언덕에 오른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대통령의 간곡한 당부가

새겨진 철판 위에 고운 지석이 놓여있으며 그 위에 ‘대통령 노무현’이 검박한 글씨로 새겨져 있다.

 

저 뒤에는 이 영역을 한정하는 곡장이 드리워져 있고 이 철판의 벽은 시간에 따라

검붉게 녹슬어 가며 이 모든 기억을 담아 가둔다.

그 둘레로 소나무 숲이 우거져 봉화산의 소나무와 합치되어 이 묘역과 완성된 풍경을 이룬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고향인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19-4에 위치해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985일에 보건복지부(당시 보건복지가족부) 국가 보존 묘지 심의 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 보존 묘지 제1호로 지정되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립현충원에 안치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본인이 남긴 유서엔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 달라라는 부탁이 있었다. 유족들은 고민 끝에 봉하마을 대한민국 대통령 사저 뒷산에 묘역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묘역 설계는 장례식 전날 모인 "작은 비석 위원회"의 일원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맡았다. 이 묘지의 특성중 하나는 묘역 표면에 모인 15000개의 박석에 적힌 글귀들인데, 국민모금으로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할 어귀들이다.

 

묘역은 봉하산에서 구해온 너럭 바위 위에 지관 스님이 쓴 '대통령 노무현' 6글자가 새겨져 있고, 그 밑 묘판에는 신영복이 쓴(일명 신영복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4월 포럼회에서 강연 중 말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가 적혀있다.

 

가끔씩 부엉이 바위에 두부를 던지는 등 고인모독을 하는 경우가 있다. , 노무현 대통령 묘소가 있는 곳에 배설물을 투척한 아주 경악할 만한 사건들이 종종 있었다.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2010년대 초까지는 묘소 바위 앞까지 갈 수 있었으나 한동안은 묘소 근처에 가는 건 불가능했으며, 좀 떨어진 곳까지만 접근 가능했다. 현재는 묘소 바위 옆에 순경이 배치되는 조건으로 다가 갈 수 있다.

 

여담이지만 전직 대통령의 묘역 중 가장 큰 묘역(3206)이다. 법적 묘지 면적의 약 100배가 좀 넘는다.

 

마찬가지로 국립묘지에 들어가지 않은 윤보선과 같이 묘지가 국가보존묘지로 지정되어 사실상 국립묘지 대우를 받으며 관리는 국가 외에도 봉하마을과 노무현재단도 묘지를 같이 관리하는 듯 하다. 현재 문재인 정부 국무회의 개정안에 의거해서 국립묘지에 모셔지지 않은 전직 대통령의 묘는 대통령령에 따라서 청와대 및 정부가 예산을 사용하여 관리, 보존, 경비가 되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글 출처 :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