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전통건축 갤러리 ■/전 남

조계산 선암사 -4 ( 2011.03.26.)

 

 선암사의 특징은 주차장에서 절에 이르는 약 1.5km의 울창한 숲길에서부터 시작된다. 길옆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 절로 들어가는 운치를 한층 더해 준다. 숲길을 걷다 보면 부도전이 나온다. 부도밭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길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는 장승이 나온다. 남녀 장승이 아니라 모두 남자인 것이 특이하다. 갑진년(1904년)에 세워졌던 장승을 모방하여 1897년에 만들어진 장승이다. 이전의 장승은 절내의 설선당으로 옮겨 보호하고 있다. 몸통은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고, 호법선신(護法善神), 방생정계(放生淨界)라는 글자가 씌어 있다.

 

 장승을 지나 계속을 절을 향해 산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선암사의 명물인 승선교가 보인다. 돌로 만든 무지개리가 큰 것, 작은 것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큰 것이 승선교이다. 두 다리는 크기만 다를 뿐 축조 방법이나 모양이 거의 흡사하다. 홍교를 쌓은 솜씨가 매우 정교하여 다리 밑에서 올려다보면 부드럽게 조각된 둥근 천장과 같은 느낌을 준다. 승선교는 숙종 때 호암대사에 의해 세워졌고, 순조 때 해붕스님에 의해 중수되었다. 다리 한복판에는 용머리를 조각한 돌이 밑으로 삐죽 돌출되어 있어 장식적인 효과를 더해 주는 데 이것을 뽑으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 이 다리를 만든 선암사 스님들의 솜씨는 인근 벌교의 홍교를 만들 때도 발휘된 것으로 전해진다.

 

 승선교에서 눈을 들어 절 쪽을 보면 유명 사진 작품에 승선교와 항상 짝을 이루어 나오는 강선루가 있다. 강선루는 누 아래는 정면 1칸 측면 1칸이지만 2층은 정면 3칸, 측면 2칸인 2층 팔작지붕집이다. 측면 기둥 중의 하나가 계곡에 삐죽이 빠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일주문을 통해 '육조고사(六朝古寺)'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만세루를 돌아들면 대웅전 앞마당이 펼쳐지고 여기에는 동서 삼층 석탑(보물 제 395호)이 자리하고 있다. 동서 탑은 서로 모양과 크기가 서로 흡사한데 한 가지 특징은 지붕돌 위에 호형과 각형 두 단으로 이루어진 몸돌받침이 있는데 이는 다른 탑에서는 볼 수 없는 독톡한 양식이다.

 

 대웅전 뒤를 돌아들면 팔상전이 보이는데 석가모니 일대기를 여덟장면으로 그린 팔상도를 모시고 있다. 그리고 정면 후벽에 화엄경변상도가 걸려 있는데 이는 정조 4년(1780)년에 그려진 것으로 화엄경의 설법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런 화엄경변상도는 우리 나라에 세폭이 있는데 나머지는 송광사와 쌍계사에 있다. 선암사 것과 송광사 것은 18세기 후반의 불화를 대표하는 것들이다.

 

 선암사 경내에서 가장 개성있는 건물로 왕릉의 정자각(丁字閣)과 비슷한 생김을 하고 있는 원통전을 꼽을 수 있다. 이 곳은 정조 대왕이 후사를 빌어 순조를 낳았다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건물이다. 그래서 순조 대왕이 12세 때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서 써주었다는 '대복전(大福田)이라는 어필 현판이 지금도 창방에 걸려 있다.

 

 선암사는 해마다 봄이 되면 산철쭉, 영산홍, 고목동백, 왕벚꽃, 자목련, 부용, 구봉화, 화염물상봉 등의 꽃들이 사찰을 수놓아 마치 꽃밭 속에 절집이 들어앉은 상상을 하게 한다.(출처-www.champeopl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