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바르셀로나 세계건축대회 참가기ㅣ지역을 넘어, 국제무대 위의 부산으로
- 제326호 7면
- 입력 : 2026-08-01 16:43
- 수정 : 2026-08-04 15:16
기획의도ㅣ이번 특별기획은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6 바르셀로나 세계건축대회' 참가 성과를 공유하고, 부산 건축이 가진 세계적 경쟁력과 부산국제건축제의 향후 비전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다. 아울러 최근 시범사업을 둘러싼 지역 건축계의 오해에 대해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통의 의지를 전함으로써, 부산국제건축제가 지역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국제적 건축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함을 시사한다.
2026 바르셀로나 세계건축대회 참가기 —그리고 부산국제건축제가 나아갈 길
2026 바르셀로나 UIA 대회 참가와 성과




△ 부산관 전경,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건축행사가 열렸다. 국제건축가연맹(UIA)이 3년마다 여는 세계건축대회다. 올해는 130개국에서 1만여 명의 건축인이 모였고, 250여 명의 연사와 100개가 넘는 세션이 도시와 건축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대회의 주제는「Becoming. Architectures for a Planet in Transition. 전환의 시대에 건축은 무엇이 되어가는가를 묻는 자리였다. 그 한복판에 부산이 있었다.
부산광역시와 (사)부산국제건축제조직위원회는 디센이허브 바르셀로나(Disseny Hub Barcelona)에 마련된 대한민국관 안에 부산관을 조성했다. 한국건축단체연합(FIKA)과 서울시, 부산시가 함께 꾸린 대한민국관에서, 부산은「부산: 건축의 지형(Busan: Topography of Architecture)」을 주제로 삼았다. 산과 바다, 강과 도심이 겹겹이 포개진 부산의 지형, 그리고 그 위에 쌓인 삶과 건축의 관계를 개별 건축물이 아닌 '지형'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지형을 읽은 지도와 단면에서 출발해 시민의 응답, 건축가의 응답, 도시의 경험으로 이어졌다. 경사지와 해안이 공존하는 부산의 조건에 답하며 지어진 대표작 17점, 도시의 보행과 풍경을 담은 브이로그 7편, 지형모형 5점이 관람객을 맞았다. 행사 기간 약 2,500여명이 부산관을 찾았고, 여러 나라 협회 관계자들이 먼저 협력과 교류를 청해왔다. 주목도가 높지 않은 회원국 전시라는 조건을 오히려 역이용한 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6월 29일에는 대한민국 오픈세션이 열렸다. 「한국건축의 오늘: 서울과 부산, 건축과의 대화」를 주제로 약 12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부산 세션에서는 우신구 부산광역시 총괄건축가가 도시·건축 비전과 정책 방향을, 김성률·유대우 두 건축사가 부산의 자연과 도시 맥락을 읽어낸 실천 사례를 나눴다. 좌장은 진교진 부산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자연의 켜를 읽다', '한 켜의 차이가 거리를 만든다'—발표의 언어에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켜의 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흘렀다. 지역 건축단체장과 전문가를 아우른 14명의 부산 대표단은 전시 운영과 세션 참여에 머물지 않았다. 마리아 부히가스 산 호세 바르셀로나 수석건축가를 만나 도시계획과 건축, 교통, 공공공간을 하나로 관리하는 바르셀로나의 통합 운영 체계를 들여다봤고, 이를 부산형 도시·건축 통합계획의 의미 있는 참고 사례로 주목했다. 2028년 부산-바르셀로나 자매결연 45주년을 앞두고 교류 확대의 가능성도 오갔다. 가우디건축연구소를 찾아 건축문화 콘텐츠와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협력을 논의한 것 또한 값진 걸음이었다.

△ 부산 대표단

△ 부산관 기획위원

△ 전시에 참여한 이기철 건축사

△ 대한민국 오픈 세션

△ 대한민국 오픈 세션 Q&A


△ 바르셀로나 수석건축가 면담

△ 서울-부산 공동회의
오해를 넘어, 건축제가 걸어온 진심의 길
이번 부산관을 준비하며 우리는 여섯 달 가까이 거의 매주 회의를 이어갔다. 그 시간을 지나며 새삼 확인한 것은, 부산국제건축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이었다. 건축제는 도시발전과 건축문화 창달을 위해 부산시와 지역 건축단체들이 함께 만든 사단법인이다. 건축인을 대표하는 건축단체들과 대중 사이에서 전시라는 매체로 건축문화를 세우는 일, 그리고 부산시와 건축단체들과 함께 부산의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일—이 두 축을 동시에 감당한다.
후자의 역할 탓에 건축제를 둘러싼 억측이 적지 않다는 것을 나는 모르지 않는다. 2024년에 수행한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 용역이 그 진원이다. '부산의 앞마당을, 그것도 특혜까지 얹어 해외건축가에게 내어준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다. 시범사업 신청은 국내·국외를 가리지 않고 열려 있었다. 다만 국내 건축가가 사업주와 협상 과정에서 상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여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해외건축가와 협업한 팀을 선정한 사업주들만 신청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부산은 부산 건축가들만의 무대인가. 수도권과 해외 건축가들에 대해 울타리를 견고하게 쌓을수록, 우리는 도리어 고립될 수 있다. 몇 안되는 지역 건축계 안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싶지 않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건축제에 임하여 건축가를 발굴하고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은 바람이었다. 그러나 그 진심은 이따금 사실이 아닌 소문에 가려졌고, 바로 잡으려 해도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부산국제건축제는 사소한 문제에 과하게 반응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작은 불씨가 큰 화를 부르는 법이니, 순수한 노력이 억측에 휘말리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전시 준비와 용역 수행의 과정을 열어 보이고, 건축인의 편에서 일하고 있음을 꾸준히 나누는 소통이 그 첫걸음일 것이다.
지역 울타리를 넘어, 세계를 품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 UIA 2026 부산관 메인포스터
부산국제건축제는 26년 동안 우리가 함께 쌓아온 지역 건축문화의 중심이자, 우리 모두의 재산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보살피고, 견제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갈 때다. 지역이라는 울타리를 걷어내고,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나라의 건축이 부산에서 만나도록 문을 넓혀야 한다. 이번 바르셀로나가 그것을 증명했다. 부산의 지형과 삶, 건축가의 응답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이야기는 세계와 나눌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을. 우리가 세계로 나아가 환대받았듯, 세계를 부산으로 맞아들이는 것 또한 같은 교류의 다른 한 면이다. 지역의 부산에서, 국제무대 위의 부산으로—그 전환의 시기가 도래했다.

김성률 건축사ㅣ리을도랑 건축사사무소
※ 필자는 부산국제건축제 기획·전시 프로그래머로 이번 세계건축대회 부산관 기획에 참여했다.
- - 김성률 건축사ㅣ리을도랑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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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26 바르셀로나 세계건축대회 참가기ㅣ지역을 넘어, 국제무대 위의 부산으로 - 건축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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