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악동 2026 작약음악회
선도산(仙桃山) 동쪽 기슭,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잠든 능역을 감싸는 서악동에 해마다 오월이 오면 진분홍·연분홍·순백의 작약꽃이 일제히 피어오른다. 그 꽃밭 한가운데, 천년의 세월을 조용히 버텨온 돌탑 하나가 서 있다. 보물 제65호로 지정된 서악동 삼층석탑이다. 2026년 봄, 이 유서 깊은 공간에서 다시 한번 작약음악회가 열렸다.
1. 행사 개요
사단법인 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과 ㈜문화유산보존활용센터는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 앞 특설무대에서 '2026 서악생생페스타 작약음악회'의 막을 올렸다. 국가유산청의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만개한 작약꽃 사이에서 문화유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야외 음악회다.
2026년 서악생생페스타 작약음악회는 5월 9일(토), 16일(토), 17일(일) 매회 오후 2시, 서악동 삼층석탑 앞 작약단지에서 열렸으며, 별도 예약 없이 현장 관람이 가능했다. 관람료는 무료였다.







2. 10년의 가꿈이 빚은 천 평 꽃밭
이번 음악회가 특별한 이유는 무대 자체에 있다. 신라문화원은 2016년부터 석탑 주변에 구절초와 작약을 심기 시작해, 초창기 10평 남짓했던 꽃밭을 현재 1,000평 규모로 확장했다. 황폐했던 문화재 주변이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정원형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린 것이다.
완만한 봉분 능선과 초록빛 송림을 배경으로 펼쳐진 작약 군락은 경주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경주 작약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과 연인, 사진 동호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3. 문화유산 활용의 모범 사례
이번 음악회는 민간 주도의 문화재 경관 조성 사업이 지역 관광 활성화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가가 아닌 민간 단체가 10년간 꽃밭을 일구고 음악을 불러들여 잠자던 문화재를 살아있는 공간으로 되살린 것이다.
김영욱 문화유산보존활용센터 대표는 "서악마을은 문화재와 자연, 그리고 주민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이라며, 작약음악회가 국가유산을 시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만들고 지역 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4. 가는 길 및 연중 일정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어 도보 10분 거리의 무열왕릉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며, 도봉서당과 서악서원을 잇는 돌담길을 따라 도보로 이동하게 된다. 이 걸음 자체가 이미 하나의 유람이다. 국보·보물·사적이 켜켜이 쌓인 서악마을의 흙길과 돌담을 거닐다 보면,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신라의 시간 속에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5월 작약음악회에 이어 10월에는 구절초음악회가 같은 자리에서 열려 계절마다 다른 꽃과 음악의 조합을 선보인다. 봄에는 작약, 가을에는 구절초 — 서악마을은 일 년에 두 번 꽃과 선율로 열린다.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서의 문화유산. 서악동 작약음악회는 해마다 그 가능성을 오월의 꽃밭 위에서 조용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경주 서악동의 봄은
늘 조용한 듯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도봉서당 일대에 작약이 피는 시기에는 고택의 담장과 붉고 분홍한 꽃빛,
그리고 서악마을 특유의 느릿한 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경주에서도 손꼽히는 답사 감흥을 준다.
2026년의 작약철 역시 그런 풍경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계절이었고,
작약음악회가 더해지며 서악마을은 단순한 꽃구경이 아니라
문화유산과 계절의 정취를 함께 체감하는 봄 여행지로 자리했다.
서악마을 여행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도봉서당을 중심에 두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기본이다.
정면에서 건물의 구조를 보고, 옆선과 마당의 높낮이를 살핀 뒤,
작약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각도를 찾는 식으로 접근하면 좋다.
이어서 서당 주변의 골목과 마을 길을 따라 걸으면,
꽃밭만 보았을 때는 놓치기 쉬운 마을의 생활감과 고요함이 드러난다.
이 구간은 사진보다도 걷는 감각이 중요하다.
경주 중심 시가지의 분주함과 달리,
서악마을은 발걸음을 늦출수록 더 많은 장면을 보여준다.
답사 코스로는 다음과 같이 잡으면 무리가 없다.
먼저 도봉서당에서 시작해 작약꽃과 고택 풍경을 본 뒤,
서악마을 안쪽 골목을 따라 이동한다.
그 다음 서악동 삼층석탑과 인근 문화유산을 함께 살피면,
이 일대가 단순한 꽃 명소가 아니라 오랜 역사 위에 형성된
생활·종교·교육 공간의 결합이라는 점이 보인다.
이어서 주변의 왕릉 경관이 시야에 들어오는 지점까지 걸어가면,
경주 특유의 낮은 구릉과 능묘 풍경이 서악동 전체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서악마을의 진짜 매력은
“크게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에 있다.
화려한 관광지처럼 한눈에 압도하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발견하게 만드는 장소다.
정리하면, 2026년 경주 도봉서당과 서악마을의 작약은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고택과 꽃, 마을과 유산, 공연과 산책이 겹쳐지면서
서악동은 봄날의 경주를 대표하는 장소가 된다.
천천히 걸으며 꽃을 보고, 마을을 지나고,
문화유산을 함께 마주하는 과정 자체가 서악마을 여행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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