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남산 열암곡 석불좌상
1. 위치와 개요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은 경주 남산 열암곡의 절터에서 발견된 석불좌상이다. 열암곡은 남산 남쪽에서 가장 큰 계곡인 백운계의 한 지류로, 새갓곡이라고도 불린다. 정확히는 남산 배운골의 동쪽 지류인 새갓골 절터에 있으며, 흔히 열암골 석불좌상으로 부르지만 열암골은 새갓골의 서쪽 지류인 양조암골에 해당되므로 새갓골이 더 정확한 명칭이다.
열암곡에는 절터로 추정되는 1사지, 2사지, 3사지가 있는데, 열암곡 석불좌상은 그 중 3사지에서 발견된 석불좌상이다. 열암곡 입구에서 약 800m 떨어진 해발 약 300m에 위치한 절터에 있으며, 신라 하대의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2. 문화재 지정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은 1979년 1월 25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되었다. 경주 남산 일대는 불교 유적의 보고로, 수십 곳의 골짜기에 100여 곳의 절터와 80여 구의 석불, 60여 기의 석탑 등 다양한 불교 문화재가 남아 있어 신라의 불교 문화를 폭넓게 볼 수 있는 노천박물관으로 불리고 있다.










3. 형태와 조각 양식
높이 108cm의 화강암 석불로서 표면 구조가 매끄럽고, 굴곡이 뚜렷한 가슴의 윤곽과 곧게 편 당당한 상체에서 석굴암 조각으로 대표되는 신라 전성기 조각의 여운이 느껴진다. 법의는 통견의로 양 어깨를 모두 덮고 있다.
신체는 늘씬한 편이고, 양 어깨에 걸쳐 입은 옷은 얇게 표현되었으며 옷주름은 비교적 세련된 모습이다. 왼손은 손바닥을 보이며 손끝이 위로 향하게 들고 있고, 무릎 위에 얹은 오른손은 손등이 보이면서 손끝은 땅을 향하게 하고 있다.
가부좌한 하체도 폭이 넓어 안정감을 주지만, 석굴암 본존불에서 보였던 양다리 사이의 부챗살 옷주름은 표현되지 않았다. 양팔과 가부좌한 발목에 새긴 옷주름은 층단 또는 융기선으로 입체감을 주었지만 폭이 일정하여 통일신라 후기 조각의 전조를 나타낸다.
조각이 다소 얕아 유려한 느낌을 주는 앞면과는 달리 뒷면에는 어깨 뒤로 넘긴 옷자락이 간결하면서도 뚜렷하게 조각되어 있으며, 옷자락의 주름은 서로 높낮이를 달리하면서 강한 명암 효과를 가져다준다.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의 아랫부분에는 아래로 향한 연꽃잎이 새겨져 있고, 윗부분에는 위로 향한 연꽃잎이 새겨져 있다. 대좌의 연꽃무늬 장식과 굴곡이 없이 늘씬한 신체, 옷주름의 세련된 기법 등으로 미루어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말에서 9세기 초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추정된다.







4. 복원의 극적인 과정 — 불두(佛頭)의 발견
이 불상이 세상에 알려진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하다. 석불좌상이 놓인 구릉의 절터에는 불두가 잘린 불상이 버티고 있었는데, 2005년 10월 그 일대를 답사하던 남산연구소 회원 임희숙씨가 석불좌상이 놓인 구릉의 약 40m 아래 계곡에서 불상의 머리를 발견하였다. 그 머리를 석불좌상과 맞춰보니 꼭 들어맞았다. '몸 따로, 머리 따로'였던 불상이 마침내 합체된 순간이었다.
이 극적인 발견을 계기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절터를 발굴하고 2008년 12월에 광배와 대좌를 온전히 갖춘 형태로 복원하였다. 대좌가 신라시대 불전에 있던 것으로 확인되어 이곳에 있던 사찰의 주존불로 추정되고 있으며,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고 전체 높이는 389cm이다.





5. 인접한 열암곡 마애불상과의 연관
불두 발견으로 시작된 이 절터 발굴 조사는 또 하나의 역사적 발견으로 이어졌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그 참에 석불좌상과 그 주변의 절터를 대상으로 발굴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고, 2007년 5월 22일 경주 열암곡 절터 조사 중 기적적으로 마애불이 발견되었다. 서 있던 마애불이 지진 등 외부의 강력한 힘 때문에 앞으로 고꾸라진 것으로 보인다.
열암곡 마애불상은 약 1,300년 동안 산중 땅속에 묻혀 있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화강암 한쪽 면을 이용해서 고부조로 새긴 것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발 아래 연좌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가 560cm나 되는 대형 마애불이다. 이 마애불상은 열암곡 석불좌상과 약 7m 거리를 두고 이웃하고 있어, 두 불상은 같은 사찰 공간 안에서 신앙의 중심을 이루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6. 미술사적 의의
열암곡 석불좌상의 조형적 특징은 남산 용장골 입구의 절골사지 석조약사여래좌상에서도 나타나며, 두 석불은 흡사 같은 조각가의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로 착의법과 신체 모델링이 꼭 같다.
미술사적으로도 경주 남산의 삼화령 삼존불과 배리 삼존불, 그리고 석굴암 본존불상의 조형미를 잇고 있는 중요한 불상으로 평가된다. 열암곡 석불좌상은 통일신라 불교 조각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성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양식을 담고 있어 당대 조각 편년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무엇보다 시민의 자발적 답사와 발견으로 불두가 되찾아지고, 그 복원 과정에서 또 다른 거대 마애불까지 세상에 드러난 이 일련의 과정은, 경주 남산이 아직도 신라의 불교문화를 품고 있는 살아있는 성지임을 웅변하는 사례로 꼽힌다.





열암곡 마애불상

전통건축-10385.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 (2026.05.01.)
전통건축-10385.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 (2026.05.01.)
열암곡 마애불상 열암곡 마애불상은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발견된 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마애불로, 한국 불교조각사와 문화유산 보존 논의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2007년 발굴 과
arky7.tistory.com
'■ 전통건축 갤러리 ■ > 경 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통건축-10388. 경주 남산 천룡사지 삼층석탑 (2026.05.01.) (1) | 2026.05.07 |
|---|---|
| 전통건축-10387. 경주 창림사지 삼층석탑 - 신라 최초의 궁궐터 (2026.05.01.) (0) | 2026.05.06 |
| 전통건축-10385.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 - '경주 열암곡 마애불 바로세우기' 사업 추진 (2026.05.01.) (0) | 2026.05.04 |
| 전통건축-10383. 경주 석굴암 - 돌을 쌓아 올려 만든 인공 석굴 세계유산 (2026.04.05.) (1) | 2026.04.11 |
| 전통건축-10364. 경주 불국사 (2025.11.22.) (0) | 202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