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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야기 ■/전통건축 이야기

주거건축-034. 칠곡 매원마을(4) - 지경당止敬堂 (202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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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매원마을과 지경당 止敬堂 - 역사와 문화, 건축의 보고

 

1. 매원마을의 역사적 배경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매원마을은 4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영남 지방의 대표적 동족마을이다.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영남 3대 양반촌(반촌)으로 손꼽히며, 오랜 시간 광주이씨 집성촌으로 명성을 이어왔다. 매원마을의 기원은 17세기 초, 광주이씨 석담 이윤우선생이 아들 이도장을 데리고 이주해 뿌리를 내린 데서 시작된다. 이후 이도장의 차남 이원록이 정착하면서 본격적인 집성촌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그 후손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매원마을은 번성기였던 1905년경에는 400여 가구가 거주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6·25전쟁(낙동강 전투)으로 인해 한옥과 초가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이후 복원사업을 통해 전통 한옥이 일부 재건되어 현재는 60여 채의 고택이 남아 있다.

 

 

 

 

 

[ 공사중인 대문간채 ]

 

 

 

[ 사랑채 ]

 

 

 

 

 

 

2. 마을의 구조와 풍수지리

매원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이라 불릴 만큼, 마치 매화꽃이 땅에 떨어진 듯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마을은 상매(上梅), 중매(中梅), 하매(下梅)로 구분되며, 각 구역마다 전통 한옥과 초가, 그리고 문중의 재실, 서당, 문전옥답(집 앞의 기름진 논) 등이 분포해 있다. 마을 서쪽에는 비보수(裨補樹)로 조성된 소나무밭(동솔밭)이 있어, 풍수적으로 부족한 기운을 보완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 안 채 ]

 

 

 

 

 

 

 

3. 매원마을의 문화재와 대표 고택

매원마을에는 감호당, 해은고택, 지경당 등 다수의 고택이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외에도 진주댁, 중방댁, 관수재, 사송헌 등 다양한 전통 가옥이 남아 있으며, 이들 건축물은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건축양식과 생활방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마을의 문화재적 가치는 단순히 개별 건축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체 마을의 공간구성과 집성촌의 변화, 그리고 시대별 생활방식의 변천 등 민속적 요소가 잘 보존되어 있어 2023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문화재청은 매원마을이 근대기를 거치며 마을 영역이 확장되고 생활양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민속마을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4. 지경당(止敬堂)의 유래와 건축적 특징

가. 건립 배경과 위치

 

지경당은 광주이씨 이이종(1831~1878)선생이 둘째 아들 이지연(1858~1931)을 분가시키기 위해 건립한 집이다. 원래 하매마을에 있던 풍각댁 정침을 이건(移建)하여 안채로 삼았고, 나머지 건물들은 후대에 추가로 건립되었다.

나. 배치와 공간 구성

지경당은 경북 남부지역 상류주택의 대표적 배치인 '튼 ㅁ자형' 구조를 취하고 있다. 완만한 경사지에 2단으로 터를 닦아 남동향으로 배치했으며, 대문간, 사랑채, 중문간채, 안채 등 4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사랑마당이 펼쳐지고, 사랑채와 중문간채가 날개처럼 북쪽 안채로 연결되어 전체적으로 튼 ㅁ자형을 이룬다.

  • 안채 : 하매에 있던 풍각댁 안채를 옮겨와 사용하며, 내부에는 서고가 마련되어 있다.
  • 사랑채 : 앞면 6칸, 옆면 6칸의 규모로, 사랑대청 상부에 드문 천장형식이 적용되어 있다.
  • 중문간채와 대문간채: 사랑채 우측과 중문간채가 서로 맞닿아 있어 건물 간의 유기적 연결이 돋보인다.

다. 건축 양식과 시대성

지경당은 19세기 중후반 이후의 건축양식과 편년을 보여주는 키 큰 창호, 팔작지붕처럼 꾸민 가구와 지붕, 맞배지붕에 가적지붕을 덧댄 독특한 지붕 형태 등에서 시대적 특성과 지역성이 잘 드러난다. 일부 내외담이 멸실되었으나, 전체적으로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 전통마을 경관의 주요 요소로 평가받는다.

라. 문화재 지정과 보존

지경당은 2014년 2월 17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620호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따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재지정되었다. 현재도 보수공사가 진행 중일 정도로 지속적인 관리와 보존이 이루어지고 있다.

 

 

 

 

 

 

 

 

 

 

 

 

 

5. 매원마을과 지경당의 민속·문화적 가치

매원마을과 지경당은 단순한 고택의 의미를 넘어,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동족마을의 생활상, 건축양식, 풍수지리적 환경 조성, 그리고 문중의 사회적 역할 등 다양한 민속적 요소를 간직하고 있다. 마을의 대표적 건물들과 함께 문전옥답, 동솔밭, 송단, 문중전답 등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마을 전체가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매원마을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을 영역이 확장되고, 생활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영남지역 동족마을 연구와 전통문화 보존에 있어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6.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마을

칠곡 매원마을과 지경당은 한국 전통마을의 역사, 건축, 민속, 풍수지리적 요소가 집약된 공간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변화와 보존을 동시에 경험한 이 마을은, 오늘날에도 전통문화의 산실로서, 그리고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매원마을에서 조선시대 양반촌의 품격과, 선조들의 삶의 지혜, 그리고 아름다운 한옥 경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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