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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답사수첩] 하회마을을 품은 화천서원(花川書院)

[지역답사수첩] 하회마을을 품은 화천서원(花川書院)

  • 기자명 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  입력 2023.07.13 13:55
 
(사진=김진섭 건축사)
 

화천서원은 안동 하회마을의 부용대(芙蓉臺) 동쪽에 있다. 부용대는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며 정상에서 안동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4m의 절벽이다. 이 부용대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옥연정사에서 왼편으로 산기슭을 따라 동북쪽 방향으로 가면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서원의 이름은 부용대 앞을 흐르는 낙동강 지류의 이름 ‘화천’을 딴 것이다. 서원은 조선 중기 퇴계 학문을 수학한 문경공(文敬公) 겸암 류운룡(謙菴 柳雲龍)을 기리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유림이 뜻을 모아 1786년에 건립하였다.

화천서원의 역사
겸암 류운룡은 안동 하회리 출신의 조선시대 문신으로 자는 응견(應見), 호는 겸암(謙唵), 본관은 풍산(豊山)이다. 경학행의(經學行義)로 이름이 높아 1572년(선조 5년) 음보(蔭補)로 전함사별좌(典艦司別坐)가 되었다. 이후 유능하고 어진 관리로 이름을 떨쳤으며 1595년에는 벼슬이 원주 목사에 이르렀고 이조판서로 추증되기도 하였다. 퇴계 이황의 가르침을 받은 겸암 류운룡은 향리에 은거하며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처사적(處士的)인 삶을 희구하였으며 깨끗한 선비정신과 우애와 효도를 실천하였다.

류운룡의 학덕을 흠모한 유림이 정조 10년(1786년) 9월에 경덕사(景德祠)를 세워 그를 봉안하였고, 화천서원은 도산서원 등 향촌 사림의 동의를 얻어 1786년에 건립하였다. 겸암 류운룡의 고절한 생과 학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화천서원이 서원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02년 강당 숭교당(崇敎堂)을 짓고 1822년에 문루 지산루(地山樓)를 지으면서부터이다.

1868년(고종 5년) 흥선대원군이 내린 서원 훼철령으로 강당과 살림집으로 쓰인 주소(廚所)만 남고 헐리게 된 화천서원은 그래서 한동안 ‘화천서당’으로 불리었다. 화천서원의 훼철을 아쉬워하던 후손들은 1966년부터 30여년간 기금을 모아 1996년에 복설(復設)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서원의 고유 기능인 강학과 배향이 주목적이며 화천서원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강당과 주소를 제외한 건물들은 다시 세운 것으로, 강당에서 만큼은 19세기 이전의 오랜 양식을 찾아볼 수 있긴 하나, 당대 건축물의 특징이나 미(美)가 두드러진다기보다는 학문을 익히는 장소의 성격이 강하다.

 

(사진=김진섭 건축사)
 

부용대와 함께 하회마을을 품다
화천서원의 강학 공간은 강당 숭교당, 동재 존현재(尊賢齋), 서재 전학재(典學齋), 문루 지산루 등으로 구성되었다. 숭교당은 동재와 서재가 앉은 자리보다 높게 조성한 단위에 자리하였으며, 처마 아래에는 ‘화천서원’ 현판이 걸려 있다. 좌고우저(左高右低)의 원리를 쫓아 동재에는 상급생들이, 서재에는 하급생들이 기거하였다. 강당 중앙의 대청 좌우로 온돌방 협실이 있는데, 서쪽 방은 주경재(主敬齋), 동쪽 방은 사성재(思誠齋)다.

화천서원은 하회마을 북안인 부용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는 부용대는 정상에서 화천강과 함께 하회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부용대는 처음에는 북애(北厓)라 하였는데, 이는 ‘하회의 북쪽에 있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부용대라는 이름은 중국 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부용은 연꽃을 뜻한다. 부용대의 아래로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옥연정사, 겸암정사,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서원에서 앞을 바라보면 화천 강변의 넓은 모래사장이 눈에 들어온다. 화천 강물이 유유히 흐르며 고즈넉한 서원의 풍경에 운치를 더한다.
강 건너에는 민속적 전통과 건축물을 잘 보존한 풍산 류씨(柳氏)의 씨족 마을인 하회마을이 있다. 낙동강의 작은 지류인 화천이 하회마을 전체를 감싸며 돌아가고 아름답고 섬세한 자태의 곡선을 가진 화산(花山)이 배경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왼편의 산은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하다. 하회마을 오른편으로는 마송정 노송들이 자리하였고 맑은 강물 속에는 부용대가 깊게 그림자를 띄우고 있다.

화천서원은 강당과 주사를 제외한 건물들이 1996년에 복설한 것으로 강당에서 19세기 이전의 오랜 양식을 부분적으로 찾아볼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건축적인 측면보다는 부용대 우측에 옥연정사와 함께 초점 경관을 이루고 있는 학문적 장소성이 강한 건축유구라는 점에 비중을 두어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출처 : 위키백과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광덕솔밭길 72 (풍천면)

 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artk2002@naver.com
 

출처 - [지역답사수첩] 하회마을을 품은 화천서원(花川書院) < 지역답사 수첩 < 연재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anc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