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사용자 관점에서 학교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 기자명 권은지 건축사‧온 건축사사무소
- 입력 2024.04.25 13:52
학교공간혁신은 학교 공간을 학생과 교사, 즉 사용자가 중심이 돼 공간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그동안 발주처가 주도했던 사업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설계에 참여하는 과정의 변화가 흥미롭다.
의미 있는 사업인 만큼이나 건축 워크숍이 중요하다. 사용자는 워크숍에 참여함으로써 건축과 공간에 대해 알아간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인사이트 투어를 통해 학교 건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양한 건축적 공간의 지식을 쌓을 수도 있다. 학교공간 혁신 사업의 출발인 건축 워크숍을 진행하는 건축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첫째, 전문가적 관점에서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이다. 학교공간의 혁신이라는 목적을 위해 건축사는 기존과 다른 학교 공간을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공간혁신 사업에 참여한 건축사라면 반복적으로 유사한 문제를 겪는다. 타 학교의 사례를 그대로 재현해 달라는 요청이다. 학교마다의 공간적 차이, 실사용자의 의견 등은 간과된 채 근사한 공간 꾸미기에만 관심을 갖는다. 공간을 혁신하는 사업인데 타 학교의 사례를 재현한다면 혁신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요청에도 건축사가 전문적인 설계 방향성을 공유한다면 학교공간혁신이라는 목적성에 한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둘째,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다. 학교공간의 주 사용자는 학생이다.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야말로 공간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높아 성인의 시선으로는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의 개선점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용자 참여 설계라는 말과 달리 학생들의 취향과 의견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정작 학생들이 공간에 흥미를 잃어버리기 쉽다. 학교공간혁신은 학생들이 공간에 애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공사비와 법적 규제 등으로 모든 사용자의 의견을 설계에 완벽하게 반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사가 먼저 사용자의 관점에서 설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학교공간혁신 사업은 보다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건축사의 이러한 접근이 학생들과 교사에게 공간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간에 관심을 갖고, 교사가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적합한 공간을 고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인다면 학교공간혁신 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출처 - [시론] 사용자 관점에서 학교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anc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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