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순천만은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해안하구의 자연생태계가 원형에 가깝게 보전되어 있는 곳으로
2003년 12월에 해양수산부로부터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고
2004년에는 동북아 두루미 보호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하였으며,
2006. 01. 20일에는 연안습지로는 전국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다.
특히 순천만은 조류와 갯벌 또한 흑두루미의 월동지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갈대가 고밀도로 단일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갈대 군락은 새들의 서식환경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하고
자연정화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순천만의 S자형 수로는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10대 낙조 중 하나이기도 하며,
순천만에서는 2000년 7월에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 사업으로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하여
2004년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한국 서해안의 조차는 해안선의 출입이 심하고
긴 만(灣)이라는 지형적 특성에 의해 조차가 매우 크다.
총 갯벌 면적의 83%가 서해안 지역에 분포하며 캐나다 동부 해안,
미국 동부 해안과 북해 연안,아마존 강 유역과 더불어
세계의 5대 갯벌로 꼽힌다.
순천만 갈대밭은
순천시 교량동과 대대동,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리 등에 걸쳐 있는
약 30만평에 달한다.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순천시 상사면에서 흘러 온 이사천의 합수 지점부터
하구에 이르는 3㎞쯤의 물길 양 쪽이 죄다 갈대밭으로 뒤덮여 있다.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갈대의 북슬북슬한 씨앗 뭉치가 햇살의 기운에 따라 은빛 잿빛 금빛 등으로
채색되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다.
39.8km의 해안선에 둘러싸인 21.6㎢의 갯벌, 5.4㎢의 갈대밭 등 27㎢의 하구 염습지와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 일대에 갈대밭만 무성한 게 아니다.
멀리서 보면 갈대밭 일색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물억새, 쑥부쟁이 등이 곳곳마다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하구의 갈대밭 저편에는 불그스레한 칠면초 군락지도 들어서 있다.
또한 이곳은 흑두루미,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인 희귀조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1종이 날아드는 곳으로
전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글출처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홈페이지)
끝나지 않은 무진기행 순천만
조그만 항구 도시인 ‘무진’은 안개로 유명하다.
이 안개가 어찌나 유명한지 무진의 아침은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다고도 했다.
안개로 그렇게 유명한 도시가 있다니! 그렇다.
바로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霧津紀行)』의 가상의 도시 ‘무진’이다.
무진은 지금의 순천만을 가리킨다.
온통 갈대숲 천지인 순천만은 안개가 끼었다 걷혔다 하며
오늘 아침에도 백만 대군과의 사투를 벌였다.
살다보면 코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진한 안개가 몰려와 있는 것 같은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평생을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걷는 것일지도 모른다.
안개를 걷어낼 수 있는 건 오로지 바람과 태양뿐.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어쩌지 못한다. 굳이 피할게 뭐람.
안개 속에 숨으면 그만이고 그러다 다시 안개 걷히면 저절로 보이는 것이 아니던가.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겨울여행의 백미, 순천만을 걷다
안개도시 무진을 마음에 품고 도착한 순천만.
어느새 안개는 걷혔고 끝도 보이지 않는 갯벌에는 빽빽한 갈대밭이
안개가 떠난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순천만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순천시와 고흥군, 여수시로 둘러싸여 있으며
길게 뻗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에워싸인 큰 만을 순천만이라 칭하기도 한다.
약 680여만 평의 광활한 갯벌과 약 160여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갈대 군락이
순천만에 드넓게 펼쳐져 있다.
한마디로 엄청 넓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갈대들이 이리저리 휘날리며 쉭쉭쉭 바람소리를 낸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갈색 빛의 갈대들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대신 금빛, 은빛 물결 출렁이는 한 겨울의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걷는 사람들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옮겨다 놓은 듯 황홀하다.
모든 것은 아스라하고 안개 걷히면 사라질 풍경인양 마음은 서두르는데
발걸음은 자꾸만 더디 가라한다.
순천만 둥근 갈대군락, 100번을 봐야
금빛 물결이 넘실대는 갈대밭을 사이를 지나
순천만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용산 전망대로 향했다.
용산전망대 입구에 걸린 안내판 하나.
‘용산전망대에 올라 순천만 낙조와 함께 둥근 갈대군락을 보셨나요?
그러지 않고 순천만을 보았다 말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99번 이상 보고나서 순천만을 보았다고 말하십시오.’ 라고 적고 있었다.
실로 대단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순천만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순천만의 용산전망대에서 둥근 갈대군락 너머로 노을 지는 풍경이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에 선정됐으니 말이다.
숨이 가슴에 턱턱 차오를 만큼 걷고 나서야 도착한 용산전망대에서
드넓은 순천만을 바라본다.
순천만의 얼굴인 S자형 수로는 가히 압권이다.
간조기에 드러난 갯벌과 어우러지는 둥근 갈대군락은
내셔널 지오그래피National Geography에서나 보던 풍경이지 않은가.
어느덧 저녁 해가 뉘엿뉘엿. 갯벌은 마치 맑은 안개가 들어찬 느낌이다.
덕분에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드는 순천만의 낙조는 보기 힘들겠다.
어떠랴.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이고
나에게는 아직 99번의 순천만이 남아 있다.
(이상 글 출처 : 이투데이 에스제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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