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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야기 ■/현대건축 이야기

건축기행 -041 기장 박태준기념관 및 웨이브온 커피 (2022.10.22.)

 

 

 

 

 

 

 

 

 

 

기장  박태준기념관

 

 

부산 기장군은 임랑해안길 도로변에

청암 <박태준 기념관(임랑문화공원)>을  2021년에 개관했다.

청암 박태준은 세계적인 철강회사 포스코를(구 포항제철소) 설립하고 이끌었던 기업인이자

포항공대를 비롯한 14개의 학교를 세운 교육인으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박태준 기념관>은 청암 박태준의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박태준 회장의 생가 바로 옆인 기장군 장안읍 임랑해안길 일대 5천216㎡ 부지에

연면적 952㎡ 규모로 사업비 82억원을 투입해 2021년 6월에 개관했다.

현재 기장군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와 휴식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한 <박태준 기념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건축가협회가 주최하는 '2021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장관상을 받았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은 공간문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공간문화 개선에 기여한 개인, 단체 또는

지자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조병수 건축가는 1994년에 조병수건축연구소를 개소한 이후

‘경험과 인식’,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 ‘ㅡ자 집과 ㄱ자 집’, ‘현대적 버나큘라’,

‘유기성과 추상성’ 등을 주제로 건축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작으로는 파주 어유지 동산, 수곡리 ㅁ자 집, 땅집 등이 있으며

근작으로는 퀸마마마켓, 현대자동차 글로벌 러닝센터, 박태준 기념관 등이 있고

다수의 한국건축가협회상, 김수근 문화상, 미국건축가협회상,

AR House awards 등을 수상하였다.

 

 

 

 

 

 

 

 

 

 

 

 

 

 

 

 

 

 

 

[인터뷰] 조병수 “땅·사람과 함께 숨쉬는 집, 내 건축의 시작이자 끝”   

                                                                                - 조선비즈 -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곳, 솜구름이 양떼처럼 피어 오르는 희미한 수평선을 향해 배는 벌써 까마득하다.

대부분의 사내들이 고기잡이로 떠난 갯마을에는 늙은이들이 어린손자나 데리고 뱃그늘이나 바위 옆에 앉아

무연히 바다를 바라보고, 아낙네들이 썰물에 조개나 캘 뿐 한가하다.’

 

난계 오영수(1909~1979)의 ‘갯마을’은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한 기념비적 소설이다. 해안선을 따라 나지막한 집이

옹기종기 모인 바닷마을을 묘사했다. 끝없이 펼쳐진 깨끗한 바다와 맑은 하늘에 매혹됐던 것일까, 오영수 뿐 아니라

고산 윤선도(1587~1671) 역시 이곳에서 유배 중 ‘견회요’, ‘우후요’ 같은 주옥 같은 시를 남겼다.

 

임랑마을은 기장에서도 특히 조용하고 한가로운 곳이다. ‘갯마을’의 실제 무대인 일광해수욕장에서도 차로 10분 더 가야

나오는 고즈넉한 바닷마을이다. 숲이 우거지고 물결이 아름다워 수풀 림(林)과 물결 랑(浪)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좌광천 하류가 굽돌아 동해바다와 맞닿는 곳, 그 어귀에 임랑의 해안선을 닮은 건축물이 들어섰다.

임랑 출신인 고(故) 박태준(1927~2011) 포스코 명예회장을 기리는 ‘박태준기념관’이 작년 12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굽이치는 곡선 실루엣을 적용해 소박한 바닷마을에 알맞게 녹아든 기념관 건물은 조병수(64) 건축가의 손끝에서 완성됐다. 조병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사람이다. 종로 트윈트리타워, 남해 사우스케이프호텔·빌라, 부산 키스와이어센터, 거제 지평집, 압구정 퀸마마마켓, 천안 현대자동차 글로벌러닝센터 등을 설계했다. 전세계 건축 학도들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현대건축: 비판적 역사(Modern Architecture: A Critical History)’에 등재됐으며, 최근에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총감독으로 선정됐다.

 

지난 17일 서울 반포동 조병수건축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조 소장과의 인터뷰는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됐다. 건축에 대한 생각과 예술관을 나지막하고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의 목소리는 땅에 뿌리를 내린 듯 단단하고 견고했다.

 

- 임랑문화공원 박태준기념관의 설계 콘셉트가 궁금하다.

 

“국가에 대한 업적이 포스코에 남아 있다면, 이 곳은 가족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고인을 기릴 수 있는 기념 공간이다.

박 회장님이 생전에 앉아서 책을 읽고 산책을 하시던 나무와 농가 주택 3채를 감싸는 형상으로 설계했다. 기존 주택을

허물고 큰 기념관을 짓기 보다는 마치 알을 품듯 자연스럽게 둘러싸는 형태로 만들었다.

 

기념관 안을 돌다 보면 뻥 뚫린 벽 너머로 나무가 보이고 포스코에서 재료를 가져다 만든 철제 의자도 보인다. 박 회장님이 걸으셨던 공간을 사람들이 함께 걸으며 체험할 수 있고, 계절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모뉴멘탈(기념비적)한 기념관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이 직접 앉아보고 걸어보며 그 분의 삶을 느끼고 명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 고인의 유품 등을 전시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있는지.

 

“유족이 제공한 유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어린이 도서관도 들어서 있다. 다만 방문자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장소성’을 느끼게 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전시 공간을 크게 만들지는 않았다. 건물을 나지막하게 만든 것도 장소성(장소에서 드러나는 특별한 성격)을 살리기 위한 장치였다. 기념관 너머에 회장님이 자주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시던 언덕이 있어, 동산이 잘 보이도록 건물 높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 건축 공간을 ‘경험’하고 ‘인식’하는 것은 왜 중요한가.

 

“형식적 측면에서 시각적으로 강하게 부각되는 건축물도 많다. 그러나 아무리 시각적으로 아름다워도 돌아서면 기억에

별로 남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 그에 비해 경험적인 것은 훨씬 더 강렬하게 인지되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봄바람에 찰랑이는 물결이라든지, 물 위에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라든지… 빛과 그림자 안에 들어가 걷고 앉으며 느끼고

체험한 것은 오랜 시간 마음에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런 경험적이고 인식적인 건축이 좋은 건축이라고 믿는다.”

 

공간을 찾아 경험하고 인지하는 것은 조 소장의 건축사(史)를 관통하는 커다란 줄기와도 같다. 그는 저서 ‘땅속의 집, 

땅으로의 집’에 “땅에서 올려다본 나무와 하늘, 콘크리트 박스 위에서 내려다보는 땅…그 느낌은 시각적이기보다는

내 몸이 위치해있고 닿아 있는, 몸으로 체험하고 인지하는 그 무엇일 것”이라고 썼다.

 

 

 

 

 

 

 

 

 

 

 

 

 

조 소장이 생각하는 궁극적 건축은 이성적이고 시각적인 이해를 넘어서는 본질적·본능적 경험과 인지다. 하버드대에서 쓴 석사 학위논문 주제도 ‘경험과 인식’이었다. 형태 너머에 존재하는 실체를 경험하고 체험하는데 무게를 둔 건축을 제시해, 해당 학기 최고의 졸업논문 2점 중 한 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험과 인식’, ‘막’이 조 소장의 건축을 이루는 두 기둥이라면, 중심축은 ‘땅’이다. 조 소장은 땅과 자연, 인간의 유기적 연결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땅과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최소한의 건축이 오랜 기간 그의 지향점이었다. 

임랑의 박태준기념관에서 방문자의 경험과 인식의 매개체인 나무와 동산 역시 모두 땅의 일부다. 땅 자체가 가진 역사성과 기억은 방문자와 공간을 극적으로 연결하며, 하나의 유기체로 만들어준다.

 

비록 하나의 생명으로 탄생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땅. 생명으로 탄생하지 않아 영원히 존재하며 잉태한 생명의 삶과 죽음을 묵묵히 지켜보는 땅. 이러한 땅의 본질은 무수히 많은 땅 이외의 것들과 연계되어 이야기될 때 설명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 조병수 『땅속의 집, 땅으로의 집』 

 

 

 

 

 

 

 

 

 

전시실

 

 

 

 

 

 

 

 

 

 

 

 

 

 

 

 

 

 

 

수정원

 

청암 박태준이 사색을 즐기며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개잎갈나무와  200년 넘게 마을을 지켜온 해송 2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기존의 것은 기준이 되어 우리에게 일렁인다"

박태준 기념관

 

byhyogeunFeb 15. 2022

 

 

건축은 땅 위에 건물을 짓는 행위이기 때문에, 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건축가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이 덕목은 우리 선조들이 뛰어났다 자부할 수 있는데, 그들은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삼아 바위가 있으면 피하고

물이 흐르면 동을 나눠 배치했으며, 가파른 경사로 집을 지을 수 없다면 짓지 않았다. 창덕궁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와 열을 맞춰 반듯하게 배치되어야 할 것 같은 궁궐 건축이 생각과 달리,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고 어딘가 질서정연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땅이 주는 메시지를 읽고 이를 해석해내며 건물을 배치한 결과다. 산을 타고 내려오는 경사에 순응하며 이리 비키고 저리 비켜 건물을 앉힌 결과, 자연과 조화로운 배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선조들의 덕목이 실로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선조들의 피가 우리에게도 아직 흐르고 있음을 이곳 '박태준 기념관'을 경험하면서 느꼈다. 부산 기장군 임랑마을에 앉혀진 이것은 잔잔하게 바닥과 밀착되어 깔려있다. 주변 건물도 대부분 1층이고 바로 앞은 바다가 있기 때문에,

높이가 높은 건물은 애초에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건물 밖에서 건물을 한 바퀴 빙 둘러 걸어보면, 내부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층짜리 건물에 창문도 없고, 그 너머로 보이는 높이 솟은 소나무로 볼 때, '혹여나

이게 건물이 아닌, 담장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얼마나 소중한 게 있길래, 이렇게 꼭꼭 숨겨 두려 했을까 하면서 말이다.

 

궁금증을 안고 들어가면 어두운 복도가 나온다. 그리고 그 앞에 나무 그림자가 벽에 비춰 일렁이는 모습에 저기가

출입구임을 지레짐작할 수 있다. 시선이 이끄는 그곳으로 가보면 예상치 못한 광경에 입을 다물 수 없다. 왜 그렇게까지

외관을 담장처럼 만들어 내부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겠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수정원은 두 개의 소나무가 정원 양 끝에 심어져 균형을 잡는다. 그리고 흰색 띠로 원형을 두르며 정원을 감싸는 복도가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하고 오롯이 하늘, 나무, 땅만을 보여줘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박태준 기념관 옆은 박태준의 생가가 있다. 그래서 당연히 그 옆, 빈터에 기념관을 짓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리는 없겠다. 하지만 기념관을 반듯한 사각형이 아니라 비정형 건물로 설계한 이유와 두 그루 소나무가 타원형의 정점에 서서

균형을 잡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은 땅에 있다. 땅에 몇십 년 동안 뿌리 내려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고목이 기준이 되고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폐쇄적인 정원을 만들고자 했던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타원형의 정원이 생기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복도는 구부러졌으며, 그 중간에 베인 듯한

아래 창과 전시실 창문은 빛을 들이고 소나무를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 뚫린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아무 이유 없이 단지

예뻐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서문에서 이야기했듯, 우리네 선조들은 자연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삼아, 자연은 그들이 건들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자연이 기준이 되어 집의 배치를 결정했고 창을 뚫는 위치까지 결정하여 자연의 경치를 빌리는

 차경을 통해 집 안으로 수백 수천 개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박태준 기념관'에서 보여준 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에서 선조들의 감각과 덕목이 닮아있으니, 그래서 이곳을 거닐 때 작위적이지 않으며 정원이 건물로 감싸

막혀있음에도 어색하지 않았다.

 

기존의 것이 기준이 되어 건물이 이에 순응하며 이리저리 흐트러졌듯, 이곳 또한 자연과 하나 되기 위해 일렁였다. 

이곳은 박태준 기념관이다.

(글출처 : 다음 브런치 -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북카페 및 임랑커피드림

 

 

 

세미나실

 

 

 

 

 

 

 

 

 

 

 

 

 

 

카페 '웨이브온(Wave On)'

 

 

부산에 해운대·광안리보다 더 ''한 바다가 있다.

부산역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기장군 월내리.

절벽 위 지상 3층으로 지어진 카페 '웨이브온(Wave On)'에 들르기 위해 하루 3000명이 찾는다.

회색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은 월내리 해안도로를 빽빽이 채운 소나무들과 뜻밖의 조화를 이룬다.

뾰족하게 빚은 두 덩어리 바위가 엇갈려 마치 맷돌처럼 돌아가는 듯하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본상을 받았다.

 

2016 12월에 완성된 웨이브온은 개장 전부터 화제였다.

완공 후 닷새 동안 내부를 공개했더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대표 허장수씨는 "외관을 보고 소문이 났는지 첫날 매출이 300만원, 둘째 날이 그 두 배, 

흘째 되니 1000만원이 됐다"고 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탁 트인 공간이 손님을 맞았다.

1~3층 중앙을 전부 뚫어 층고를 높인 덕이다.

도넛 모양으로 내부를 설계해 연면적 494.66( 150) 공간이 훨씬 넓게 느껴졌다.

2~3층 테라스에는 마감재로 사용한 노출 콘크리트를 타원형으로 비스듬히 타공해

독특한 장식 효과를 줬다.

곽 소장은 "노출 콘크리트 타공은 국내에서 잘 쓰지 않은 공법"이라며

"하나하나 주얼리처럼 세공했다"고 말했다.

 

독특한 건축물도 눈에 띄지만 웨이브온의 주인공은 기장 앞바다다.

주문을 한 손님들은 2~3층 창가 자리로 달려간다.

통유리 바로 옆 좌석에 앉으니 발밑에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태양빛을 받은 바다가 물결을 따라 '촤르르' 빛났다.

(글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