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아난티 코브 정체성 담은 ‘이터널 저니’
아난티 호텔 지하 2층으로 내려오면 서점 ‘이터널 저니’가 있다.
‘이터널 저니’는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다.
강연회와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자
이만규 아난티 대표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다.
이 대표는 상업 매장 중 가장 넓은 공간을 서점에 투자하면서 ‘휴식’과 ‘가치’라는
아난티 코브의 정체성을 잘 구현했다.
이터널 저니는 한 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를 만큼
다양한 테마와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이터널 저니는 아난티 코브에 입점해 있는 상업 매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653㎡(500평)에 육박하는 서점에는 2만여 권의 책이 테마에 따라 전시돼 있다.
55개의 테마로 디테일하게 나눈 각각의 서가와
한 사람의 서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도 있다.
여기에 부산 지역 작가나 디자이너를 위한 섹션을 따로 마련해
지역 정체성을 반영했다.
이터널 저니는 다양한 책만큼이나 다양한 고객들이 찾고 있다.
4~5명끼리 모여 앉은 여성들이나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
심지어 이곳을 찾은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발길까지 이어졌다.
‘이터널 저니’를 찾은 한 주부 고객은 “이터널 저니가 부산 아줌마들 사이에서 로망으로 떠올랐다”며
“아이와 함께 찾아와 책을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온 김에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티 타운’은 아난티 코브를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복합 문화공간으로 확장한 공간이다.
레스토랑·상점·온천·카페 등이 밀집해 있고 바다를 마주한 야외 무대가 있어
한 마을의 광장 같은 느낌을 준다.
‘이터널 저니’와 마찬가지로 투숙객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
호텔과 리조트 이용객은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아난티 코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외부인은 아난티 타운을 이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아난티 코브를 경험하게 된다.
(글 출처 : 매거진한경)
리조트 '아난티 코브'의 서점 이터널저니
'서점 품은 호텔'이 각광받고 있다.
3, 4년 전부터 새로 문 연 호텔들이 모객을 위한 문화시설 중 하나로 서점을 만들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내국인이 늘고
이용객들이 유튜브 브이로그‧인스타그램으로 이를 소개하면서 입소문이 난 결과다.
신축 호텔에 '돈 안 되는 서점' 왜 넣을까
최고급 호텔에 '돈 받고 책 파는' 서점이 들어선 건
2017년 부산 아난티 코브의 서점 '이터널저니'가 문을 열면서부터.
이전에 호텔들은 대개 투숙객을 대상으로 책 대여 서비스를 하거나,
로비에 책 수천 권을 전시해 도서관처럼 꾸몄다.
한데 '더 특별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만든 대형 서점(500평‧1,855㎡)이
애서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리조트 운영사는 2018년과 2020년 경남 남해, 경기 가평 지점에
동명의 서점 세 군데를 더 만들었다.
호텔이 '지역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서점을 열기도 했다.
서점으로 큰 수익을 내긴 어렵지만, 마땅한 문화시설이 없는 중소 도시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호텔의 전체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에서다.
2020년 개보수 후 재개장한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 전주 라한호텔이 그런 경우다.
각각 호텔 내에 경주산책, 전주산책을 직영하면서 지역 관련 도서를 집중 전시하고,
북콘서트, 독서살롱 등 문화 행사를 열며 유명 작가를 초대했다.
김주희 경주산책 도서 MD(상품기획 담당)는
"최근에는 지역 동네서점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 중이다.
경주 출판인들이 발행하는 독립잡지를 전시‧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성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호텔이 서점을 직영하지 않고
유명 서점을 입점시키고 임대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재개장 후 화제가 된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이 대표적이다.
호텔 측이 지하 1층의 개발‧운영을 공간 기획전문기업 오티디코퍼레이션에 의뢰하면서,
각종 식음료 매장‧편집숍과 함께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서점 '아크앤북'도 입점했다.
김명준 오티디코퍼레이션 도서사업본부 기획팀장은
"회사 캐치프레이즈가 '위대한 도시, 위대한 서점'이다.
지하 1층 중심에 서점을 넣고, 그 주변에 호텔 이용객 생활방식에 맞춘 상점을 두는 방식으로
공간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호텔 서점에서 파는 책은 뭐가 다를까
호텔 내 서점은 동네서점, 대형서점과 몇 가지가 다르다.
먼저 책을 전시하는 '북큐레이션' 방식이 다르다.
서점 매출의 1등 공신인 수험서와 외국어 교재는 물론
자기계발서나 투자 등 경제경영 관련 서적은 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여행‧요리‧인테리어 같은 라이프 스타일 관련 서적과 잡지가 대형문고보다 많다.
가족 이용객이 많은 만큼 그림책과 아동용 도서도 많다.
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듯,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미술 작품처럼" 전시된다.
보통 1,652㎡(약 500평) 규모의 서점에 3만~3만5,000권의 책이 비치되는데,
같은 규모인 이터널저니에는 2만 권 이하로, 거의 절반 수량의 책이 비치됐다.
책 배치 간격을 넓혀 표지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진열된 게 특징이다.
661㎡(약 200평) 규모의 경주산책도 장서는 1만2,000권에 그친다.
김주희 MD는 "모든 책은 종류별로 전시용과 판매용 딱 2권만 배치한다.
판매용은 비닐커버를 씌워 훼손을 방지하고,
전시용은 서점 내 북카페에서 공짜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말랑말랑한 책 주제에 맞춰 스카프, 양말, 친환경 수세미 같은 '굿즈'를 함께 파는 것도
호텔 서점의 공통점이다.
방문객은 "들어서는 순간 '이 서점은 책 팔려고 차린 게 아니구나'
하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작가와의 북토크, 독서 모임, 단기 교육과정 등 각종 행사를 통해
호텔 서점 이용객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특징이다.
동네서점 트렌드를 분석하는 남창우 퍼니플랜 대표는
"오프라인 서점 이용객들의 특징은 책 처방이나 책 관련 모임, 강연회 같은
각종 행사를 열심히 하는 서점을 선호한다는 것"이라면서
"호텔 서점이란 특성상 '소수 정예 모임'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호텔도 이런 점을 활용해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터널저니 관계자도 "독자와 작가, 리조트 관계자들이 책을 중심으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게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데 호텔 마케팅 효과를 빼고, '서점 운영 수익만' 계산했을 때도 남는 게 있을까.
한 호텔 관계자는 "남는다. 그래서 운영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국 1일 배송시대'가 열린 후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고,
읽고 싶은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독자가 늘었지만
'호텔 서점'이란 특성상 이런 구매 패턴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돈과 시간을 쓰려고 호텔까지 갔기 때문에, 웬만큼 관심가는 책은 그 자리에서 사본다는 말이다
. 꼭 읽지 않더라도 여행 추억을 남기기 위해 책을 사는 이용객도 있다.
부산 이터널저니는 하루 400권,
경주산책은 하루 100권가량 책을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 글출처 : 한국일보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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