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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갤러리 ■/자 연

황매산 철쭉평전 해돋이 - 신의 정원, 산상의 레드 카펫 (2022.05.05.)

 

 

 

 

 

 

 

 

 

 

 

 

황매산 철쭉

 

 

1113m 황매산黃梅山은 소백산맥의 준령으로서

남북방향으로 능선이 뻗어 있고, 산청 차황면과 합천 가회면 사이에 위치해

산청과 합천의 경계를 나누고 있다

 

황매산은 소백산과 바래봉과 함께 한국의 철쭉 3대 명산으로서

만물의 형태를 갖춘 모산재의 기암괴석과 북서쪽 능선의 정상을 휘돌아

산 아래 드넓은 황매평전의 옛날 목장지대로 이어지는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군락지로 명성이 높다

 

조선을 개국했던 무학대사도 이곳에서 수도를 하였고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산 1 번지의 황매봉을 비롯한 기암절벽과 산세 또한 수려하여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근래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단적비연수’, 

드라마 ‘주몽’와 ‘바람의나라’ 등이 촬영되면서, 영상 로케이션의 메카로서도

점점 부각이 되고 있다

 

산 정상에 서면 지리산 천왕봉과 잔잔한 합천호를 비롯하여

이웃의 악견, 금성, 허굴 3산 등, 산청과 합천의 산과 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정상 바로 아래 고원지역은 과거 목장을 조성했었던 산상 평원인데

구릉진 초원이 생소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황량한 겨울을 이겨낸 초목과 붉은 꽃의 조화가 끝없이 펼쳐진 산상화원의 장관이야말로

황매산 철쭉 산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매년 5월이면, 푸른 하늘과 맞닿은 수 십만 평의 고원

선홍빛 철쭉이 산을 뒤덮고, 레드 카펫이 황매평전에 깔리기 시작하면, 

신의 정원, 산상화원이 펼쳐진다

 

 

 

 

 

 

 

 

 

 

 

 

 

 

 

 

 

 

 

 

 

 

 

 

 

 

 

 

 

 

 

 

 

 

 

 

 

 

 

 

 

 

 

 

 

[ 제3 철쭉군락지 ]

 

 

 

 

 

 

 

황매산 철쭉 군락지는

합천군과 산청군을 경계로 하는 해발 700~1000고지 능선을 따라

330m2의 면적, 약 축구장 70개의 크기의 공간에

거대한 군락을 이룬다

 

'황매산 철쭉제'

코로나19로 인해서 올해도 열리지 못 했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축제 기간에 60만 명 정도가 찾은

우리나라의 봄철 최고, 최대의 관광명소로 전국에 알려진 곳이

'황매산 철쭉제'이다

 

날이 밝아오는 황매평원의 새벽 무렵,

협곡과 평원을 가득 메운 철쭉 군락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점점 커지는 빨간 해는 동녘 하늘과 철쭉평원을 붉게 물들이고

관광객들의 가슴마저 붉게 일렁인다

불과 몇 분이면 끝나고 마는 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차량들로 정상주차장은 새벽부터 항상 주차난을 겪는다

그래서 먼 곳에서 찾은 이들은 아예 주차장에서

캠핑과 차박으로 밤을 지새기도 한다

 

꽃은 추워도 시들고 바람이 세차도 시들기 마련인데

올해는 철쭉이 피기 시작하는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어서 다행히 철쭉이 냉해는 입지 않은 것 같다

황매산 고원 지역의 날씨마저 근래에 드물게 포근해서 철쭉을 감상하기에는

아주 좋은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202255일 현재, 황매산 철쭉의 개화상태는

1 및 제2철쭉군락지 부분은 이미 꽃이 만개한 후에 지기 시작했지만

3철쭉군락지 부분은 지금 만개 상태이고

1000 고지 근처의 정상 아래 철쭉광장은

이번 주말쯤에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

 

 

 

 

 

 

 

 

 

 

 

 

 

 

 

 

 

 

 

 

 

 

 

 

 

 

 

 

[ 제2 철쭉군락지 ]

 

 

[ 제1 철쭉군락지 ]

 

 

 

 

 

 

 

 

 

 

 

[ 철쭉과 억새 사이 ]

 

 

 

 

 

 

 

 

 

 

황매산 <철쭉과 억새 사이>

 

 

<철쭉과 억새 사이>는

황매산군립공원의 철쭉평원 입구에 새로 둥지를 튼 관광휴게소로서

등산객과 관광객들을 위한 지원시설이다. 

해발 850m, 황매산 고지 평원에 자리잡은 이 편의시설은

식당, 커피숍, 지역특산품 판매점, 화장실 및 야외 휴게시설 등

일곱 개의 독립된 서비스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친환경 생태건축의 필요성을 인식한 지차체의 진취적인 노력의 결과로

기존의 식당과 매점 위주의 무미건조했던 상업시설을 철거하고

<철쭉과 억새 사이>는 탄생했다

 

<철쭉과 억새 사이>의 건물 배치는

전체적으로 반원형의 기하학적인 형태를 기본 틀로 삼고

중간 중간에 전망과 통로를 위한 개구부 공간들을 적절히 끼워 넣었다

관광객 서비스의 기능적인 공간과 자연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건물에 활기와 리듬을 불어넣고

인공 구조물이 자연에 동화될 수 있는 소통을 강조하여

건물과 자연 사이에 불편한 동거와 단절의 벽이 생기지 않도록

건축가는 배려하였다 

 

<철쭉과 억새 사이>는

홍익대 건축학과 임영환 교수와 디림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술과 반기술, 

투박함과 세련됨, 지역성과 보편성과 같은 이중적이고 모순된 질문들을 통해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건축적 해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중견 건축가 집단이다

 

설계자는 <철쭉과 억새 사이>에서

황매산의 자연환경 보호와 등산객과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보하고

지역 주민의 안정적인 소득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만 하는 까다로운 설계조건을 고려하여

2019년 초에 설계를 완성하였다

그 해  4월에, 11억 원의 사업비로 첫 삽을 뜨서

연말에 준공을 보게 되었다

 

 

 

설 계 : 임영환+김선현(디림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 김완기, 허지선, 최정호

대지위치 : 경상남도 합천군

용 도 : 관광휴게시설(휴게소)

대지면적 : 28,707㎡

건축면적 : 445.02㎡

연 면 적 : 445.02㎡

규 모 : 지상 1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준 공 : 2019.12

 

 

 

 

 

 

 

 

 

 

 

 

 

 

 

 

 

 

 

 

[  ‘철쭉과 억새 사이‘ 감상 소회 - 아라가야 ]

 

 

‘선비의 꽃’ 매화의 기품을 품은 황매산(黃梅山)은

산청과 합천의 경계를 사이 좋게 나누고 있는 군립공원으로

소백산과 지리산의 바래봉과 함께 ‘우리나라 철쭉 3대 명산’으로 꼽힌다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만물의 형태를 갖춘 모산재의 기암괴석과

북서쪽 능선의 정상을 휘돌아 산 아래 황매평전 목장지대로 이어진

철쭉군락지와 억새군락지는

전국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소중한 관광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황매산은 넓은 황매평원을 배경으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단적비연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바람의 나라’ 등

시대사극 촬영장소 등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고,

근래에는 축제 행사를 위한 주차장들이 곳곳에 확충되었고

오토캠핑장도 새롭게 조성되었다

반면에 문화 및 관광 인프라는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없어서,

황매산을 찾는 이용객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점을 평소에 안고 있었다

 

이번에 품격 있는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가 황매산에 등장함으로써

이용객의 편의증진과 관광 인프라 시설 구축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휴게소를 신축하면서 건물 본연의 기능은 살리되,

꼭 필요한 것만 추가하여 결코 자연에 부담과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에 순응하고 화합하려는

설계자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도 돋보인다

 

건물의 외장재료는

현대적 감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노출콘크리트와 유리 그리고 붉은 내후성강판 등 개성이 강한 3가지의 소재를 섞어서

황매산의 색깔에 어울리는 비슷한 색을 찾기위해

건축가는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우리에게 익숙치 않는 내후성강판에 대한 연구와 시공 디테일도

세련되고 깔끔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봄 철쭉의 연분홍빛과 가을 억새의 은빛 물결 등으로 대표되는

 황매산 사계절의 빛깔과 분위기에 신축 건물이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녹아서

마침내 건물이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기를 

건축가는 희망했다 

 

굳이 ’옥의 티‘를 찾으라면 화장실을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몰리면 특히, 여자화장실은

대기 줄이 항상 건물 바깥까지 늘어서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건물 좌우로 아주 콤팩트한 화장실이 2군데 있지만

휴게소 이용객 외의 모든 관광객의 수용을 설계에서 고려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고,

추가로 화장실은 확충하는 것은

환경보호를 생각하면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근처에 있지만 레벨 차이로 인지가 쉽지 않은 제1주차장의 기존 화장실로

이용객들을 분산시켜 유도하는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그 하나의 방안으로 휴게소와 기존 화장실을 연결하는 열린

유도용 회랑 정도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사랑하면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억새를 보기 위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길목에서

건축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때부터 “자연의 기록에 사람의 흔적을 최대한 남기지 않는

건축 방식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작가(임영환)의 글’에 잘 드러나 있는 설계자의 숱한 고뇌들!

자연을 대하는 설계자의 자세, 자연에 대한 무한한 존중과 애정,

그리고 ‘자연과 공존하는 건물’에 대한 설계자의 연구와 노력은

우리들에게 많은 울림과 숙제를 남겨주고 있다

건물을 관리하는 지역 주민이나 건물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설계자의 충정과 희망을 일부분이라도 이해하고 자연보호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철쭉과 억새 사이‘는 친환경 관광휴게소를 대표하는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제, 임시 상업시설의 확충을 최대한 자제하고 

우리 모두가 '황매산사랑'에 동참하고 국가의 공원으로 가꾸어 나가는

건물의 이미지와 철쭉을 닮은 붉은 열정이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과제라고 본다

 

 

 

                                                   2021. 05.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