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 안동 병산서원 <병산 백매> (2022.04.02.)
안동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 선생을 모시는 서원으로
서원 앞에, 모양이 꼭 병풍을 둘러친 듯하여 병산屛山으로 불리는 산이 있어
그 이름을 따왔고, 임금으로 부터 편액을 하사받은 사액서원이다
서애 선생 생전에, 시내에 있던 풍악서당을 1572년에
지금의 병산으로 옮겨 병산서당이라 하였다
그 후, 1607년 서애 선생이 돌아가시자,
정경세를 비롯한 지방 유림들이 서애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1613년에 존덕사尊德祠를 창건하고 서애 선생의 위패를 봉안했다
1614년에 병산서원으로 이름을 고쳤고,
1863년 철종으로부터 병산서원 편액을 하사 받았다
병산서원 전면에 있는 만대루晩對樓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하여 지은 정면 7칸, 측면 2칸의 누각으로
유생들의 휴식과 강학의 공간이다
병산서원 안에 있는 입교당立敎堂은 강당으로
"가르침을 바로 세운다"는 의미로서 병산서원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유생들의 기숙사였던 동재(東齋)와 서재(西齋)
그리고 책을 인쇄할 때 쓰이는 목판을 보관한 장판각,
사당에 올릴 제수를 준비하는 전사청 등이
병산서원 안에 있다
그리고, 그 선비의 중심 공간인 강당마당의 좌우로
동재 앞에는 홍매화가, 서재 앞에는 백매화가 1그루씩 자리잡고 있어
각각 선비의 표상이 되었다
안동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고 제향하는 곳이자
한국 전통건축의 진수로 꼽히는 명품 공간이다
그래서 2019년에 전국의 서원 8곳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21년 초에는 강학공간인 만대루가 보물로 지정되는
경사가 있었다
서애 선생을 추모하고 인간의 도리를 공부하는
그 선비의 공간 중심에 백매와 홍매 한 쌍의 매화나무가
강당마당에 좌우로 자리잡고 있다
유생들이 숙식하며 공부했던
동재 앞에는 <병산 홍매>가, 서재 앞에는 <병산 백매>가 1그루씩 있어서
각각 선비의 벗이자 지표가 되었다
언제부터 그 곳에 있었는 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매화만이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영광된 자리일 것이다
진입하는 방향에서 보면 좌측에 있는 <병산 백매>의 수령은
약 110년생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개화시기는 항상 <병산 백매>가 <병산 홍매>보다 약 10일 정도 일찍 피고
홍매가 피기 시작하면 언제나 백매는 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병산 백매>와 <병산 홍매>를 동시에 감상하기는 어렵다
2022년 4월 2일(토) 현재,
<병산 홍매>는 지금이 한창인데,
<병산 백매>는 만개 후에, 꽃잎이 많이 졌다
병산서원 <달팽이뒷간 청매>
병산서원 밖의 서원 관리사인 고직사 앞에는
'달팽이 뒷간'이 있다
흙으로 쌓은 돌담의 시작 부분을
끝 부분이 가리워지도록 전체를 둥글게 감싸고 입구만 터 놓았는데
그 모양새에서 화장실 이름을 땄다
출입문이 없어도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고려된 구조로서
지붕을 없애고 지붕 대신 한 평 하늘을 들였고
문 대신 서원 뜰 한 자락을 들였다
이 '달팽이 뒷간'은 유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던
일꾼들이 사용하던 '머슴뒷간'으로서
400여년 전 서원 건물과 함께 지어졌으며 병산서원의 부속건물로
근래에 사적 제260호로 지정되었다
이 곳에 서원을 세운 선비들은
병산과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모양의
이 뒷간을 짓고, 그 옆에 향기로운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구비구비 흘러 온 낙동강을 배경삼아
화장실 앞에 절묘하게 자리잡은 이 <달팽이뒷간 청매>는
수령이 약 50년 내외로 보이고
푸른 꽃받침에 하얀 꽃을 피우는 키가 늘씬한 청매로서
수세가 왕성하고 청초한 푸른 빛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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