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 안동 하회마을 <서애매> (2022.04.02.)
경상북도에서 매화를 시화나 군화로 지정한 지자체가
안동시와 칠곡군, 울진군이고, 특히 안동은 '경북 2매'가 있는 이름 난 매화의 고장이다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매화인 '경북 2매'는
안동 도산서원의 <도산매陶山梅>와 하회마을의 <서애매西厓梅>를 말 하는데,
도산서원에 있던 <도산매>는 아쉽게도 1980년대에 고사했지만
하회마을에 있는 서애 류성룡 선생 종가집 충효당의 <서애매西厓梅>가
'경북 2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류성룡 선생의 불천위 사당 앞, 정원에 있는 <서애매>는
수령이 250년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뿌리에서 70cm 높이에서 5개의 줄기로 갈라진 모습으로
수고가 약 7M, 수폭이 10M에 달하는 우람하고 의젓한 자태를 자랑하며
부드럽고 옅은 빛의 분홍색을 띄는 겹꽃을 가진 홍매화이다
<서애매>는 본래 1950년 무렵에, 서애 선생의 13대손이
대구의 문씨 문중에서 하회마을의 충효당으로 옮겨 온 것이라고 전해지며,
류성룡 선생의 유지를 기리는 유물관인 영모각詠慕閣과, 불천위 사당 중간 지점인
후원에서 충효당의 역사와 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2019년 3월 하순의 늦은 오후에,
대문이 닫히는 충효당을 방문하여 <서애매>의 만개한 모습을 얼핏 보고
해가 떨어지기 전에 병산서원의 쌍매를 보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갔던 그날 이후,
3년 만에 여유를 가지고 다시 찾았다
충효당 후원에는 백목련과 노란 산수유가 만발하였고
2022년 4월 2일(토) 현재,
<서애매>는 화사하게 만개한 후에 서서히 지고 있었다
충효당은, 양진당에서 건너다보이는 서향한 터에 자리 잡고 있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가집이다
난세의 충신, 서애 선생은 40여 년 동안의 관직생활을 마치고 말년에 고향,
하회마을로 돌아 왔다
그러나 청백리였던 선생은 변변한 집하나 없이 살다가 서미동의 초가삼간(弄丸齋)에서 돌아가셨다
그 후 선생의 손자인 류원지 선생이 선생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서,
유림과 제자들의 도움으로 먼저 안채를 신축하였고, 증손인 류의하 선생이 사랑채를,
8대손 류상조 선생이 행랑채를 완성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선생은 임진왜란중 자신이 몸소 체험한 참혹한 전란의 실상과 아픔을 글로 남겨서,
후손들이 또다시 전철을 밟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남은 여생을 다 바쳐서
징비록懲毖錄을 저술하였다.
징비란 말은 지난날을 경계하고(懲) 후에 근심이 있을까 삼간다(毖)는 뜻이다
그러나 노정승의 노력도 헛되이, 삼백년 후 또 다시 일본의 침략을 받았고,
이번에는 막아내지도 못하고 36년간 그들의 속국이 되는 치욕을 당했다
죽어서까지 나라를 염려하고,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선생의 염원은 우리 후손들의 불찰로,
먼지와 함께 책속에 뭍히고 말았다
서애 선생은, 부용대 아래, 옥연정사에서 징비록을 마무리하고
66세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집안에 장례비조차 없었다 한다
그의 제자 우복 정경세 선생은 “중국의 검소한 재상 제갈량도 고향에 뽕나무 800그루는 있었건만
선생님은 아무것도 없구나!” 하고 선생의 청빈함에 감탄하였다 한다
조선시대 최고의 난세에 태어나 온몸으로 나라를 지켜 낸 영웅이었지만,
후대의 평가는 훨씬 미흡하고, 선생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돌아가신 뒤, 문충공文忠公의 시호를 하사받았고, 하회마을 뒷산,
병산서원屛山書院에 배향되셨다.
옥연정사에서 서애 선생이 말년에 쓴 시이다.
細雨春江上(세우춘강상) : 봄되어 강위엔 보슬비 내리고
前山淡將夕(전산담장석) : 앞산엔 그윽하게 저녁노을 지는데
不見意中人(불견의중인) : 마음에 그리는 사람은 볼길 없고
梅花自開落(매화자개락) : 매화만 홀로 피었다 지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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