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엄마의정원>
푸른 나무와 꽃에 둘러싸여 유유히 산책할 수 있는 정원은
위드코로나 시대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여행지’다.
우리가 오다가다 들르는 크고 작은 정원은
모두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깃든 소중한 공간이다.
지난 7일 경남 밀양시 첫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엄마의정원’(하남읍 남전리)을 거닐었다.
정원은 크게 국가가 조성해 운영하는 국가정원(전남 순천만국가정원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정원(31곳),
법인이나 단체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정원(54곳)으로 나뉜다.
엄마의정원은 지난 8월 31일 경남 민간정원 14호이자 밀양시 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됐다.
엄마의정원은 노종식 대표가
1996년 5300약 여 ㎡(1600평)의 부지에 조경수를 심어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
현재 7만2700여 ㎡(약 2만2000평)로 불어났다.
메타세쿼이아 길 화살나무 향나무 팽나무 수국 꽃무릇 군락 등
130여 종 8000여 그루의 식물이 부지를 가득 메워
사계절 색다른 자연을 연출한다.
민간정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노 대표가 정원을 꾸미기 시작한 순간부터 모두에게 개방돼
동네 주민이 자유롭게 다니는 산책로 역할을 해왔다.
최근 정원 한가운데 사무실로 쓰던 작은 건물을 카페로 개조해
직접 내린 커피와 차 등을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카페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정원의 풍경이 한 장의 사진처럼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아름다운 정원은 조경 관리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입장료를 징수하기 마련인데, 그것도 민간공원인 엄마의정원은
입장료가 없는 데다 ‘1인 1음료’ 같은 조건도 없이 무료로 개방했다.
그래서 정원 인근 종남산을 오르는 등산객이 이곳을 둘러 구경하기도 하고,
나무 아래 앉아 숨을 돌리는 소중한 쉼터로도 쓰인다.
노 대표는 “입장료를 받아서 괜한 기대감을 키우기보다는
지역민이 편히 오가는 정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의 오랜 조경 기술로 잘 다듬어진 향나무와 소나무 등은
인위적인 느낌 없이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다.
바다 건너 수입해온 석조 조형물과 돌들 역시 정원의 분위기를 고즈넉하게 살려주면서도
주변 나무와 이질감 없이 푸른 숲에 녹아든다.
이곳 정원은 한눈에 모든 걸 보여주지 않고
나무와 돌계단을 지날 때마다 시시각각 풍경이 바뀌도록 꾸며져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
잡초와 야생화를 제외하면 모두 인위적으로 옮겨 심고 가꾼 것인데도
30년 가까운 세월을 뿌리내리다 보니 자연스레 조성된
비밀의 정원처럼 신비롭고 아름답다.
엄마의정원은 추후 전망대와 체험존 등을 만들어
볼거리를 더 늘릴 계획이다.
조경사와 함께 나무의 특징에 대해 견학하고 조경을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과 꽃무릇 국화꽃 심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정원 오른편 작은 무대에는 인근 주민과 함께하는 공연이 열리고
관객들이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은 노 대표가 가꾼 나무를 구매하거나
기르는 팁 등을 구할 수도 있다.
추후 전망대가 완성되면 사계절 다른 얼굴의 정원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된다.
(글 출처 : 국제신문(ww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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