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백운암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가 통도사의 백운암이다.
통도사 암자 중에서 유일하게 차량으로 접근할 수 없는 암자다.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오르고 나면 오른 이유를 알게 된다.
백운암은 극락암과 비로암을 지나 산길을 접어 걸어간다.
마지막 주차장에서 오르면 대략 40여 분 걸리는 산행이다.
길은 가파르고 너덜길이지만 계단과 테크를 중간 중간 만들어 어려움은 없다.
백운암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백구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佛眼示佛)
개 눈에는 개만 보이기(狗眼示眼)” 때문이다.
휴게소 주련의 글이다.
흰 구름이 감도는 듯한 가파른 산언덕 바위 틈새에 백운암이 있다.
백운암에는 법당, 용왕각, 조사각, 산신각, 공양간, 요사채 등 여러 건물이 있다.
백운암 건물은 대부분 최근래에 개보수하거나 새로 지은 건물들이다.
최근 십여 년 동안 가장 많은 불사가 있었다.
헬리콥터와 모노레일을 이용해 이루어졌다.
백운암의 건물 공간은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경계는 용왕각 옆 다리 혹은 계곡이다.
왼쪽의 승요 영역이 수행자의 영역이라면,
오른쪽 법당 영역은 신도를 위한 영역이다.
백운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산내 암자로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83의 1번지(055-382-7085)에 있다.
<통도사 사적기> 등에 따르면,
신라 진성(여)왕 임자년 6년(892년) 조일(朝日)대사에 의해 창건됐다.
조선 순조 10년(경오년, 1810년) 침허(沈虛)가 중창했고,
1959년 벽안스님이 고쳤다.
그 후 1970년대에 경봉(鏡峰)스님이 후원해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
최근에는 만초(万草)스님에 의해
2004년 법당을 새로 신축하는 등 큰 불사가 있었다.
옛 법당은 승요 영역 무설당(無說堂)에 옮겨놓았다.
그 후 다시 은사 태봉(泰奉)스님이 2009년 공양실과 용왕당, 숙소, 화장실 건립 불사를 했다.
삼성전력항공(사장 정경환)은 헬기로 시멘트, 모래, 기와 등 자재를 백운암으로 실어 나르며
1억5000만 원 상당의 운임도 받지 않고 불사를 도왔다.
석공 남기용 씨와 목공 이삼술 씨도 무보수로 불사에 동참했다.
2012년 오래된 삼성각을 중수해 나한전으로 바꾸고, 2014년 산신각을 새로 지었다.
태봉스님은 늘 “자만심을 버려라, 초심으로 돌아가라,
베푸는 삶을 살아라.” 수없이 강조하신다.
백운암은 통도사 암자 중에서 창건 당시에 지어졌다고 볼 수 있는
자장암(646년) 다음으로 오래된 암자다.
즉 자장암과 같이 백운암은 신라시대의 암자다.
옛 암자의 흔적은 없다.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스승을 찾아,
혹은 수도처를 찾아 이곳저곳 떠다니는 수행승인 백운승(白雲僧) 또는
납자승(衲子僧)이 머물렀던 곳이다.
백운암은 의식이 중요시되는 일반 사찰과 달리
스님들이 더 큰 깨달음을 구하기 위한 보림터,
즉 진리를 깨치고 안으로 힘을 단련하는 장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 글 출처 : 이병길 시인 - 울산저널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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