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병산서원 <달팽이뒷간 청매>
병산서원 밖 고직사 앞에는
'달팽이 뒷간'이 있다
흙으로 쌓은 돌담의 시작 부분을
끝 부분이 가리워지도록 둥글게 감싸 놓았는데
그 모양새에서 이름을 땄다
출입문이 없어도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고려된 구조로서
지붕을 없애고 지붕 대신 한 평 하늘을 들였고
문 대신 서원 뜰 한 자락을 들였다
이 '달팽이 뒷간'은 유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던
일꾼들이 사용하던 '머슴뒷간'으로서
400여년 전 서원 건물과 함께 지어졌으며 병산서원의 부속건물로
근래에 사적 제260호로 지정되었다
이 곳에 서원을 세운 선비들은
병산과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모양의 이 뒷간을 짓고
그 옆에 향기로운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이 <달팽이뒷간 청매>는
수령 약 70년 정도로 보이는 푸른 꽃받침에 하얀 꽃을 피우는 청매로서 수세가 왕성하고청초한 빛을 띤다
201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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