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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갤러리 ■/자 연

2017 만추 (2017. 11. )




















만추(晩秋) - 은행나무와 감




어제 우연히 TV에서 고은 시인의 강연을 보았다

처음부터 보진 못했고 끝부분만 잠깐 들었지만

'사람은 누구의 가족, 누구의 아들 등 별별 인연에 얽힌

종속된  구성원이 아니라

완전히 독자적인 하나의 개체로서

광활한 우주에서 빛나는 하나의 고독한 불빛이다!'라는

처연한 말과 아주 격정적으로 강연하던 몸짓이 

가슴에 남는다


고은 시인은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이름이 올라가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민시인이지만

나는 여태껏 그의 시를 한 편도 읽어보질 못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  '

노래로도 잘 알려진 '가을편지'라는 시가

고은 선생의 작품이라는 것도 오늘에야  알았다



오늘 아침에는 차가운 겨울비가 잠시 뿌렸다

계절은 어느새 만추를 지나 겨울의 긴 터널 속으로

성큼 발을 들여 놓았다

몇 장 남지 않은 은행나무 가로수 잎들이

비에 젖은 한줄기 삭풍에 어지럽게

팔랑팔랑거린다





                                  고 은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






                                   2017. 12.10.










<청도 화악산 적천사 가는 길>























청도 적천사











달성 도동서원















김해향교











밀양 어변당







밀양 매화리 은행나무






밀양 덕연서원























밀양 금시당 은행나무









양산 홍룡폭포
















김해 봉하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