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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건축 갤러리 ■/전 남

구례 곡전재.3 ( 2017. 03. 18.)


















 

[김유경의 한옥 여행]<8>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금환락지 곡전재'

 

                                                            머니투데이 구례(전남)=김유경 기자


  

 

지방관광과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옥체험 숙박시설이

2010년 이후 매년 150여곳씩 증가해 201412월 기준 964곳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13년부터 우수 한옥체험숙박시설 인증제인 '한옥스테이'를 도입했다.

 관광공사가 선정한 한옥스테이와 명품고택은 총 339.

이중에서도 빛나는 한옥스테이를 찾아 한옥여행을 떠나본다.

         

지리산과 섬진강 자락이 만나는 국내 최고의 명당터,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에는 높은 담장 안이 궁금해지는 명품 고택이 있다.

 240년 된 명품고택 '운조루'와는 또 다른 정취가 있는 '금환락지 곡전재'.

 

곡전재의 담장은 높지만 솟을대문은 활짝 열려 있어 예쁜 정원이 그대로 보인다.

 누구나 집 구경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해 부담 없이 집안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매력이 넘친다.

 

우선 솟을대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고택들은 일반적으로 솟을대문 옆으로 행랑채가 보이는데 곡전재는 담쟁이로 뒤덮인

 돌담으로 둘러져 있다. 풍수지리와 얽힌 이야기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곡전재, 금환락지 터를 더 좋은 명당터로 만든 집= 풍수지리학적으로 최고의 명당 터라

할 수 있는 곳을 금환락지(金環落地)라 부르는데 '금가락지가 떨어진 터'를 의미한다.

 

곡전재를 멀리서 보면 담을 쌓은 모양이 금가락지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또 담을 2m정도로 높이 쌓았는데, 이는 명당 터임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한다.

 150년 전 먼저 명당 터를 잡은 운조루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곡전재는 보다 좋은 명당 터로 만들기 위해 이곳저곳을 가꿨다.

 특히 동행랑과 누각인 춘해루 옆으로 넓게 조성한 연못이 눈에 띄는데

배산임수를 집에 들이기 위한 것.

이 연못은 지리산 자락의 물과 이어지며 중간채와 사랑채 사이에 조성한

정원 안으로까지 작게 두 갈래로 나뉘어 졸졸 흐른다.

    

연못에는 팔뚝보다 더 큰 잉어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고

정원 곳곳에는 개구리들이 뛰어노는 등 작은 생태계가 집안 가득 살아있다.

한 때는 섬진강 수달이 집안 연못에까지 들어와 잉어를 잡아먹어 곤혹을 치렀을 정도다.

 

연못 옆으로 시작해 집 뒤쪽으로는 대나무 밭을 만들어 작은 산책길을 조성했다.

이 역시 산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곡전재 터의 풍수지리 조건을

보다 완벽히 하기 위한 것이다.

 대나무밭 산책길을 따라 거닐다보면 구수한 장 냄새가 허기를 자극한다.

 장독대다. 20여 개 장독들이 작은 담장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장맛만 봐도 종부의 음식 솜씨가 대단한데 아쉽게도 식사는 제공하지 않는다.

 

개화기 이전 전통한옥에는 마당에 정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집안에 정원이 있다는 건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

 곡전재는 1920년대 승주 지역에 살던 '7000석 부호' 박승림이

 10여 년간 명당을 찾다가 발견한 터에 지은 조선시대 후기 한옥이다.

 

건축에 함께 참여했던 곡전 이교신이 당시 건물의 관리를 위임 받았는데

 박승림이 별세한 후 지금의 고택을 인수해 5대째 살고 있다.



























 


다둥이 가족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하룻밤= 집 구경만 하고 떠나기에는

못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집이다.

 이 명당 터에 살면 부귀는 물론 많은 자손에다 왕비가 3명이 나온다고 전해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이 명당은 下元甲(1984)부터 운이 돌아온다 했는데,

아직 왕비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으니 운이 남아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신혼부부가 이 명당 터에서 하룻밤 숙박을 하면 금환락지 운을 받아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말도 전해진다.

 다른 건 몰라도 실제 곡전재 주인이 9남매를 낳아 키웠으니

다둥이 가족이 되고 싶은 부부가 있다면 곡전재에서 하룻밤 청하고

기를 받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어떤 방이 좋을까. 756칸 규모로 구성된 곡전재에서

 1920년대에 지어진 100년 된 건물은 안채와 사랑채, 서행랭채 총 3채다  

원래는 653칸 한옥으로 지어졌으나

이씨가 인수당시 동행랑채와 중간채를 팔아 훼손됐다.

 이후 1998년에 현재 소유주가 동행랑채와 중간 사랑채를 복원하고

 누각 '춘해루'를 신설했다. 이때 연못도 확장했다.

 세심당과 뒤채(아씨방)2009년 이후 지어진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