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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야기 ■/현대건축 이야기

건축기행-20 무주 안성면 주민자치센터 ( 2016. 05.)

 

 

 

 

 

 

 

 

 

 

 

 

 

 

 

 

 

 

 

 

 

 

[정기용과 무주공공프로젝트]

 

 

건축과 자연, 우리의 삶이 함께 갑니다

고정기용, 친환경·지속가능한 건축 지향

목욕탕·천문과학관다양한 건축물 만들어

마구잡이식 건물개조진행, 미완성에그쳐

 

 

                                                        (글출처 :  전북대신문  최우리 기자 )

 

 

 

 

 

무주에 정기용이 떴다

 

 

건축은 예술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색색의 회화나 조각, 음악만이 예술을 뜻하지는 않는다.

 건축 또한 예술의 범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축은 평면이었던 땅 위에 기발한 발상으로 인간에게 이로운 공간을 재창조해 내기 때문이다.

최근 건축계는 과거부터 중요시 해오던 지속가능한 건축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건축물이란 생태계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건축을 의미한다.

과거부터 흙집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건축가 고 정기용 역시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중시하던 건축가였다.

어느 날 그는 맑은 물과 공기를 가진 순수한 농촌, 무주를 만나게 된다.

그의 저서감응의 건축에서는 도시화의 그늘에서 벗어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농촌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고 서술했다.

김세웅 구 무주 군수의 극진한 요청으로 정기용은 지난 1996년부터 12년 동안

무주공공건축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된다.

 

건축가 정기용은 사람과 농촌에도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자연과 더불어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는 그가 항상 고민하던 것이었다.

그는 궁극적으로 건축은 공간이 아닌 시간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 때문에 변화하는 식물로 정지된 건축물과 삶을 감성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주는 그의 생각을 펼치기 충분했고 그의 거의 모든 건축물에는 식물들이 함께했다.

그의 이상은 단순한 공공건축의 의미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건축가 정기용은

지속가능함을 고려한 약 30개의 건축물을 무주에 탄생시켰다.

 

 

 

 

 

 

 

 

 

 

 

 

 

 

 

 

 

 

 

 

 

 

 

 

 

 

 

 

 

 

 

 

 

 

 

 

 

 

 

공공건축물 이야기

 

 

면사무소에서 목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사람이 있는가.

이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무주공공프로젝트를 이야기하며 빠트릴 수 없는 건축물,

안성면 주민자치센터에 위치한 목욕탕이 바로 그 곳이다.

이 목욕탕은 건축을 하며 사람의 이야기를 중요시 여긴 건축가 정기용 씨가

주민들과 소통하다 면사무소 짓지 말고 차라리 목욕탕이나 지어줘라라는 소리를 듣고

군수와 합의 끝에 만들어졌다.

이곳은 현재 하루 평균 80여명이 방문하는 단골 꽤 있는 목욕탕이 됐다.

관리비를 절약하기 위해 홀수 날에는 남탕, 짝수 날에는 여탕으로 활용되고 있다.

안성면 주민자치센터 직원은

목욕탕 비는 1000원이었는데 올해 초 부득이하게 500원을 인상했다"고 웃어 보였다.

 

등나무 운동장은 정기용 건축가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과거 심어놨지만 운동장 구석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등나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라는 군수의 질문에 건축가 정기용은 그 자리에서 한 시간 만에

설계도면을 쓱쓱 그려나갔다.

그는 등나무를 활용해 그늘 한 점 없던 운동장에 그늘을 만들고 운치도 자아내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를 냈다.

30여 년 동안 건축가 정기용 씨와 건축 작업을 도맡아 한 기용건축사무소 김병옥 소장은

특히 이곳은 봄날 등나무 꽃이 만개했을 때 방문하면 그 웅장함에 한 번

향긋함에 두 번 반하게 된다며 봄날 여행지로 추천했다.

이곳은 다음달에 펼쳐지는 무주 산골영화제'의 주요 무대이기도 하다.

 

무주의 중심, 무주군청 앞마당에 위치한 정원과

건물 옆 벽면에 매달린 푸른 담쟁이 역시 무주공공건축물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무주군청의 주차장으로 쓰였던 앞마당은 나무로 조경하고 곳곳에 벤치를 둬

군민들의 쉼터로 다시 태어났다.

주차장을 건물 지하로 내리고 그 공간을 군민들을 위해 제공한 것이다.

또한 구 군청건물 외관 및 내부를 수리하는 와중에 한 벽면은 구 군청 벽면을 노출해

기존 건물의 주체성을 살렸다.

김 소장은그 벽면에 담쟁이 넝쿨을 심었는데 구 군청 벽면에만 담쟁이 넝쿨이 자라

마치 액자를 걸어 논 듯 아름다운 자연의 그림이 완성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바람이 세고 날씨가 추운 무주의 기후조건을 배려해 버스정류장에는

문과 천장을 만들었다.

또한 깨끗한 환경 덕에 밤하늘에 무수히 보이는 별들을 관측할 수 있는

무주 천문과학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아름(건축공학과·11) 씨는정기용 건축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무주에 두 번째 방문했다

안성면사무소의 경우 남향으로 건물을 짓다 보니 건물 앞에는 논밖에 없는데

건축가가 접근성을 고려해 측면의 입구성을 높이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의

효과를 활용한점은 정말 놀라웠다고 전했다.

 

 

 

 

 

 

 

 

 

 

 

 

 

 

 

 

 

 

 

 

 

 

 

 

 

 

 

 

 

 

 

 

 

 

 

 

 

 

 

 

 

 

 

 

 

 

 

 

 

 

 

 

 

 

 

 

 

 

 

 

 

 

 

 

 

 

 

 

 

 

 

 

 

 

 

 

 

 

 

 

 

 

 

 

 

 

 

 

무주프로젝트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을까

 

 

혹자는 무주공공건축프로젝트가 미완성에 그쳤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건축물은 우리나라 최초로 흙으로 만든 공공건축물인

진도리 마을회관이다.

정기용은 마음이 이끌리는 일에는 적은 가격 또는 무보수도 마다하지 않고

설계 및 기타 과정을 도왔다.

그 덕에 정기용에게는 공익봉사요원이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마음이 이용자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건축가 정기용이 흙집 마을회관의 도안을 만든 초기,

주민들은 냄새가 나고 건물이 약해진다며 이를 반대했다.

정기용은 주민들과 성공적으로 지어진 흙집을 함께 방문해 흙집의 장점을 상세히 설명하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훗날 주민들은 벽의 흙이 옷에 스민다는 등의 이유로 벽에 칠을 했다.

또한 기존 뚫려 있던 2층 창에 덧문을 대고 지붕에 차양을 덧대 마을회관은

설계당시의 모습을 잃게 됐다.

남해경(공대·건축공학) 교수는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약간의 독단적인 건축가의 선택이 현재의 괴리감을 낳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무주 곳곳의 프로젝트 건축물은

건축가의 의도로 천장을 터놓은 작은 화단 등의 공간에 편리상의 이유로

초록빛의 플라스틱 지붕을 덧댄 곳이 많다.

김 소장은추모의 집과 같은 경우 비가 내릴 때 비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감성에 좀 더 젖어들 수 있게 의도적으로 천장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군청 측은 설계상에 건축가가 염두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관리의 편리를 위해 건축물을 개조해 속상한 적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서창 향토박물관의 경우 무주군의 재정 악화 등의 이유로

완공 후 창고 및 등산 안내소로 활용되다 현재 공방 및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