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는 이야기 ■/에세이

여고생이 되는 딸에게

 

 

 

    - 여고생이 되는 딸에게 -

 

 

 

 

 

 

-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너를 처음 초등학교 보내던 때, 키도 작고, 나이도 적어 염려가 컸었는데

당찬 엄마 성격을 닮아서 인지, 모든 우려를 잠재우고

어엿하고 통통한 여고생이 되었구나!

 <인생의 봄>, <인생의 황금기>등 어떤 수식어로도 그 가치를 표현하기에  부족한 여고시절의 시작이건만

오늘날의 현실은 학벌지상주의에 휘둘려,

극복해야 할 <인생의 시련기> 쯤으로 여기고 있지 않을까 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자신의 장래와 진로에 대한, 치열한 열정과 고민은 훗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밑거름이 분명히 될 거라고 조언한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 ?

 

 

 

 

 - 장미빛 인생

 

 

 신데렐라도

백마 탄 왕자도

<꽃남>의 금잔디와 구준표도 영화 속 픽션일 뿐이겠지만

꿈꾸는 자

내일을 준비하는 자

노력하는 자는

동화를 현실로 바꾸는 기적도 일으킬 수 있으리라!

 

 

 

 

 

 

  - 대학이 인생의 전부인가?

 

 

 

 물론 아니다.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

 

었지만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한 교육적 허영심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대학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다보니까

 

 

치맛자락 날리고 다니는 우리의 아줌마들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리라 본다.

 

 

 우리나라는 가업을 이어가는 전통이 외국보다 희박하지만

 

요즘같이 자고일어나면 유행이 바뀌는 혼란 속에서는, 전통과 역사도 충분한 경쟁력이 되리라 본다.

 

 

 <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을 빗는 것 >이 건축가의 길 일진데,

 

 

아빠와 함께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 여류 건축가 이 란 >

 

 

나쁘진 않네!

 

 

 

 

 

  -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리드보컬을 지망하는 오빠가,

시도 때도 없이 노래 불러 시끄럽게 하더라도 고수로서 이해해 주고

너가 오빠를 존중해 주지 않으면 오빠 역시 너를 무시할 것이다.

누구보다 세상을 열심히 사는 엄마가, 너의 나태함을 종종 질책하지만

이 세상에서 오빠 다음으로 너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는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전화 드리도록 해라.

너의 전화 한통으로 할머니가 하루 종일 행복해 하시는데

컴퓨터 게임한다고 아무리 바쁘더라도, 다운로드 중에 잠깐 시간을 내어도 충분할 것이다.

 아빠에게는 아무 신경 쓸 필요없다.

너가 옹알이 하던 시절만으로도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효도를 다 받았으니,

앞으로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

 

 

 

 

  - 대한민국을 부탁해!

 

 

 1994년 그 무더웠던 여름, 너가 태어날 무렵,

내가 잠시나마 아들이기를 바랬던 적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 집안의 공공연한 비밀인데,

요즘 생각해 보면, 딸이 없는 아빠들은 무슨 재미로 사나 할 정도로 후회하고 있단다.

 아빠는 자녀 교육상,

< 부모의 애정은 50%만 표현하고, 50%는 가슴에 묻어두는 것이 좋다 >라고 믿는 구식 사람이라서, 무관심한 척하거나, 칭찬보다는 잔소리가 많았는데,

네가 있어서 아빠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는 잘 모를 거다.

 아빠는 너가 시집 안가고 평생 같이 살았으면 좋겠는데,

죽어도 시집은 가야겠다고 너가 우기니, 니 알아서 시집가고,

능력 없는 오빠 여자친구도 신경 좀 써 줘라!

 

 

 문자메세지 한번 보낸 적 없는 내가,

처음으로 너에게 편지를 쓰는데 앞으로 두 번 정도 더 있을라나?

대학생이 될 때, 시집 갈 때......

 

 

 높은 이상과 뜨거운 가슴과 이쁜 마음을 가진

우리 꼬마 숙녀,

우리 여고생에게

대한민국을 부탁해!!

 

 

                                   2008. 03.

 

                                            봄비 내리는 밤에,

                                            여고생이 된 딸이 대견해서 아빠가 썼다.

.

'■ 사는 이야기 ■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은 간다   (0) 2010.07.08
고 향  (0) 2010.07.07
국민대 “명원(茗園)”을 거닐다  (0) 2010.07.06
1997년 고등학교 중국(청도)동창회 후기  (0) 2010.07.03
과테말라에서 온 친구  (0) 201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