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정의 원래 이름은 초간정사草澗精舍였는데, 후대에 잘못 전해져 초간정草澗亭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본래 ‘정사精舍’란 ‘학문에 힘쓰는 집’이란 깊은 뜻을 담고 있는데, 이곳에서 <대동운부군옥>의 집필에 매진했던 초간선생의 자취 뿐만아니라, 부친의 뒤를 이어 최초의 인명사전으로 알려진 해동잡록海東雜錄을 완성한 권별 선생의 뜻을 살려서, 이제라도 초간정사로 이름을 바로 잡는 것이 우리의 도리일 것이다.
초간 선생의 생애는 <대동운부군옥>의 편찬을 위한 일생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순수한 학자적 열정 하나로 우리 문화와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하여, 선생의 임종 2년 전에야 완성을 본 평생의 작업이었다. 26세에 작심하여 56세에야 끝을 낸, 실로 30년 동안의 지겹고도 긴 투쟁이었을 것이다.
중국을 향한 정신적 사대주의가 온 나라를 휩쓸고 있을 때, 홀로 거센 물결에 저항하며 투철한 자주의식,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것을 찾아내고 지켜서, 오늘날 우리 문화와 역사의 뿌리이자 지식의 보고인 <대동운부군옥>을 우리에게 남겼다.
백승각百承閣의 의미는 ‘백년을 이어간다’는 뜻으로 성리학의 창시자 주자朱子 선생의 서고 이름에서 따왔다 한다.
예나 지금이나 모두가 눈앞의 이익만을 쫒으며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만 관심을 가질 때, 자신의 모든 일생을 바쳐서 후학들에게 <대동운부군옥>을 선물한 초간 권문해 선생은, 국가의 천년대계를 위하여 초석을 놓은 실로 아름다운 선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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