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계 고 택
동계고택은 대문채, 큰사랑채, 중문간과 중사랑채, 곳간채, 안채, 아래채,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마당에는 이끼 낀 자연석을 이용한 화단을 세군데나 조성하였고, 단정하고 위엄이 있는 ㄱ자형 사랑채는 정면 6칸, 측면 2칸 반, 그리고 ㄱ자로 꺽여져 나온 부분이 1칸 반이고 앞툇마루가 있다.
남쪽으로 향한 안채는 정면 8칸, 측면 3칸 반의 앞,뒤 툇마루가 있는 남부지방 특유의 ‘ㅡ’자 형 평면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ㅡ’자 형 평면이 가지는 개방적인 구조로 인하여 안동지방의 폐쇄적인 ‘ㅁ’자 형 집에서는 보기 힘던 활달함과 생기를 느낄 수 있다.
안채의 동쪽 끝은 방 하나와 대청마루로 구성하여, 안채에서도 사랑채의 누마루와 같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은 남부지방의 무더운 기후를 고려한 삶의 지혜 중 하나이다. 안채와 사랑채는 기단이 낮은 반면에 툇마루가 높게 설치되어 있다. 툇마루가 높은 구조는 습기가 많은 남방지역에서 흔히 취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곳간채는 서편에 있으며 정면 4칸, 측면 2칸으로 되어 있고, 마당 동측에 서향한 아래채는 4칸 집이다. 안채 후원의 장독대 옆에 있는 동계선생의 사당은 낮은 토석 담장 안에 위치하고 있고, 정조임금이 손수 지어 보냈다는 제문과 시가 현판으로 걸려있다.
반 구 헌
현재 반구헌은 사랑채와 대문채만 남아 있다. 사랑채는 정면 5칸, 측변 2칸의 팔작지붕의 민도리집이다. 이 사랑채를 돌아보고 있노라면 야옹 정기필 선생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나 보인다. 우선은 사대부가의 상징처럼 넓게 두 칸 이상으로 마련하는 대청이 단 한 칸뿐이다. 대청이 좁고 방을 세 개나 둔 것을 보면, 선생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를 즐겼던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람들이 찾아오면 기거를 할 수 있는 방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렴한 그의 성품 만큼이 이 사랑채는 여러 곳에서 색다르다. 우선은 사랑채를 바라보고 좌측의 방 앞에는 툇마루를 높이고 난간을 둘러 개방된 정자방을 만들었다. 이 방에 앉아 앞에 놓인 작은 연못을 보면서 사람들과 교류를 한 것은 아닐까?
사랑채에 남아있는 상량문에 따르면 이 반구헌은 1870년경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누마루 방은 그 밑으로 깊은 부엌을 두어 열기가 빠져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그리고 뒤편으로 돌아가면 방 2개를 동시에 난방을 할 수 있도록, 뒤편 중앙에 아궁이를 설치하고 사랑채 앞으로 굴뚝을 내었다. 아마 연료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안채와 중문채, 헛간체 등은 보이지 않는 반구헌. 아마도 선생의 청빈한 생활로 볼 때, 처음부터 사대부가의 집처럼 잡다한 건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문채를 돌아보면 모두 5칸으로 마련을 했다. 중앙에는 출입문인 솟을대문으로 올리고, 양편으로는 두 칸씩 나누어 좌측은 광과 방을, 우측으로는 두 칸 모두를 방으로 꾸몄다.
이렇게 대문채에 세 개의 방을 두었다는 것은, 대문채의 활용을 극대화시켰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이 대문채를 중문채, 광채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집 한 칸조차 마련할 수 없었던 선생이기에, 대문채와 사랑채를 갖고 사대부가의 위엄을 지켜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대문채의 외벽은 이중으로 방화벽을 쌓았으며, 그 벽에 높지 않은 굴뚝이 붙어있다. 방화벽의 높이를 넘지 않는 굴뚝의 모습에서 선생의 겸손을 배운다. 야옹 정기필 선생의 반구헌은 동계 정온 선생의 집과 담을 사이로 붙어있다. 동계의 4세손인 정희량이 이인좌의 난에 연루가 되어, 자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그 뒤 정기필 선생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다시 후손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현재 이곳에 거주하는 동계의 후손들은 대개 정기필 선생의 자손이라고 한다.
(출처 : 청렴한 목민관의 상징인 '반구헌'을 들여다 보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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