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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가야 포트폴리오 ■/교육.연구시설

마산대학 식품과학부 실습동 - 2 (2010.12.)

 

 

 

 

 

 

 

 

 

           마산대학 식품과학부 실습동(웰빙관) -2

 

 

 

 실습동 건물은 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1000평 정도의 규모이지만, 실습실과 강의실을 빼고나면 휴게및 서비스시설은 전무했다. 그래서 4층 코아 부근에 조그만 테라스를 만들었다.

테라스라는 것이 외부의 자연과 실내를 연결하는 훌륭한 완충공간으로서,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활용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많다. 건물 준공 후 불법개조를 우려해서 아예 바닥면적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톰 크루즈가 나오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를 보면, 잠재적 범죄자를 미리 체포하여

격리시킨다. 선지자들의 예지력에 의한 미래 영상을 통한 방법으로 정확도에 실수가 없지만,

미래에 일어날 범죄를 미리 처벌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물며 불법전용의 가능성만 가지고 미리 규제와 반영을 한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아무튼, 베란다로 인한 홍역을 치르고, 실습동은 올해 늦가을에 준공되었다. 지난 해 봄에

시작해서 계절이 6번 바뀌었다. 실로 간단치 않는 과정이었다.

 설계과정도 그랬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의 감리과정도 그랬다. 좋은 건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항상 산고가 따르기 마련이다. 결국 공동의 목표인

‘좋은 건축’을 위한 이해와 양보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평일보다는 주말에 현장을 자주 들렀다. 공휴일에 현장을 가면

시간 구애를 받지 않고 느긋하게 살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현장소장도 출근하는 날이 많아서 업무적으로도 불편한 점이 없었다. 초기에는 건설회사와 신경전도 있었지만,

건물이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고, 표정을 짖기 시작하고 부터는, 의욕과 긍지를 가지고 공사를 마무리 해 준 것은 다행스럽고도 고마운 일이다.

 

 

 주변 환경과 건물 내부까지 사진을 찍는데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건물이 완공되고 나서

한가로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쉽지 않는 경우인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애쓴 보람이 느껴진다.

 1층 현관 앞 전망대(바람의 문)에서 카메라의 SD카드를 교환하고 있는데, 한줄기 바람이 휙

지나갔다.

“그렇다! 그것은 바람이었다!”

 

 

 내가 처음 나대지 상태의 이 좁은 부지를 보고난 후,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바람’이었다.

건물이 밀집한 도심에서 바람의 이미지는 ‘먼지와 공해’로 대표된다. 그러나 마산대학의 광려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바람은 태초의 바람이고, 살아있는 바람이다.

그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 건물 1층을 비워두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져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메워지고, 주현관 앞의 1칸만 남았다. 그런데 그 사이로 가을의

낙엽 냄새를 머금은 바람이 지나갔다. 음미할 겨를도 없이.....

 

 

 최근에 대학에서 건물 이름을 지었는데, ‘웰빙관’이라고 한다. 건물을 사용하는 식품과학부의 이미지와 부합되는 적절한 작명이라고 본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칠원면 무기리에, 주재성 선생이 만든 ‘무기연당’이라는 문화재로 지정된 아름다운 연못이 있다. 그 연못에 ‘풍욕루風浴樓'라는 정자가 있다.

’바람으로 목욕을 한다!‘ 는 운치있는 뜻인데, 뒷산(작대산)의 깨끗한 바람으로 세상의 풍진을 씻고,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자 했던 선생의 염원, 희망사항을 담은 듯하다.

 

 

 

' 마산대학 식품과학부 실습동’, ‘웰빙관’,

그기에, 백세청풍을 기원하는‘풍욕관風浴館’이라는 이름을 하나 더 지어주고, 벌써 산그림자가 내려앉기 시작하는 만추의 마산대학을, 나는 유유히 빠져 나왔다.

 

 

 

                                                                                                                                                     20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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