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미정”이란 명칭은 중국의 백이, 숙제(伯夷, 叔弟)의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자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는 어계 조려(漁溪趙旅, 1420~1489) 선생의
충절이 남긴 건물이다.
“채미정” 앞으로는 기차 길이 지나는데, 이곳은 원북역에서 멀지 않고 S자의 철길이라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는 기차의 모습이 아름다워 영화 속에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채미정”에는 500여년쯤 되어 보이는 은행나무가 있는데,
높이 20m, 둘레 4.2m로 1982년 11월에 보호수로 지정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채미정”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 “채미정”은 한국전쟁 때 파괴된 것을 근래에 서산서원(西山書院)과 함께 복원되었다.
'백세청풍(百世淸風)'이란 네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백세청풍이란 은나라가 망하자 '의롭지 못한 주나라 곡식을 먹을 수 없다'며,
수양산(중국산성)에 들어가 고사리만 캐먹다 굶어죽은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뜻한다.
첫 머리 글자 백세(百世)는 일백 살을 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일백 세대를 뜻한다.
따라서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면 30년 곱하기 100년이니 3000년이란 숫자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백세, 즉 3천 년이란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된 그런 숫자가 아니라
'오랜 세월, 영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청풍(淸風)도 마찬가지다. 청(맑은 淸)은 매섭도록 맑고 높다는 뜻이다.
그 뒤에 따르는 글자 풍(風) 또한 그냥 바람(바람 風)이 아니라 군자(君子)가 지닌 덕(德)이자 절개를 뜻한다.
따라서 '백세청풍'(百世淸風)이란 네 글자 속에 들어 있는 속뜻은
'영원토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가 지닌 절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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