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 문화영성센터
쉼과 기도의 영적 공간, 왜관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 문화영성센터는
2년여의 공사를 거쳐 2024년 5월 1일 개관했다
“피정은 자신을 옥죄어 오는 번뇌로부터 싸워 이겨 고요함의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머무르면서 고요에 이르러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지었습니다.”
설계를 담당한 승효상 건축가가 개관식에서 이곳을 자신 있게 소개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관문로 61.
기존 ‘왜관 피정의 집’ 역할을 대신하게 될 문화영성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기도와 손님 환대, 피정, 연수 공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센터 옆에 위치한 66년 된 건물 마오로관도 리모델링해 서로 연결했다.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됐던 승효상 건축가는 완공을 위해 9개월 동안
왜관수도원에 상주하기도 했다.
왜관수도원의 기존 피정의 집은
한국교회 첫 피정의 집으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국내에 제대로 된 피정공간이 없던 1964년 문을 연 이후 신자들의 피정뿐 아니라
본당 사목위원 교육과 주교회의 총회 장소 등으로 이용됐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위치의 불편함과 위험성이 제기됐다.
왜관수도원은 8년 전부터 새 피정의 집 건립을 계획하고,
기존 피정의 집 건립 60년 만에 새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문화영성센터에서는 개인·단체 피정 외에도
평화학교, 힐데가르트 영성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세미나와 학회 등을 위한 장소 대관도 신청받고 있다.
※문의 054-971-0722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
(글출처 - 카톨릭신문)
건축물 답사 르포 - 승효상 건축사의 ‘성 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 피정센터’
2024년 6월 19일, 경북 칠곡군에 위치한 성 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에서
승효상 건축사가 설계한 작품인 ‘성 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 피정센터’ 오픈하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많은 후배 건축사들과 건축 관계자들이 참석해,
승효상 건축사의 철학과 작품의 의미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승효상 건축사는 이번 피정센터를 설계하면서 느낀 점과 그 과정에서의 고민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그는 왜관수도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도 설계 전까지 이 건물의 깊은 역사와 중요성을 잘 몰랐다고 고백했다.
“왜 이렇게 중요한 시설을 몰랐을까 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시설이에요.
종교 시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
우리가 수도원은 알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중요한지 정말 몰랐어요.”
그는 왜관수도원의 역사와 그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승효상 건축사에 따르면, 왜관수도원의 역사는 100년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909년 독일에서 온 선교사 두 명이 서울 혜화동에 백동수도원을 설립한 이후,
1927년 함경남도 덕원으로 이전한 후,
1952년에 현재의 경북 칠곡군 왜관에 정착하게 됐다.
이곳은 자치 조직으로 운영되며,
출판, 목공, 소시지 제조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자급자족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왜관수도원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지역 사회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기독교는 선교사가 아닌 민중이 스스로 성경을 읽고 감동받아
전파한 것이 특징이다.
1866년 병인박해로 약 8,000여 명이 순교했으며,
이후 유럽에 선교사 파견을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미테 주교가 명동성당에 오면서 선교사 파견이 시작됐다.
두 명의 선교사 중 한 명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는
‘조선미술사’를 처음 집필한 인물이다.
그들은 평양과 함경남도 덕원에 수도원을 세웠고,
1952년에는 왜관수도원이 현재 위치에 정착했다.
왜관수도원은 베네딕토회 소속으로, 1500년 동안 지속된 수도원 규율을 따른다.
수도사들은 청빈, 공정, 순종의 삶을 추구하며
육체적·물질적·정신적 자유를 지향한다.
피정센터는
일반 사람들이 단기간 머물며 수도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승효상 건축사는 이곳을 별칭 ‘경계 위의 집’이라 이름 짓고,
일상의 경계에서 벗어나 안락과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장소로 설계했다고 전했다.
그는 “단어의 기원과 어원을 충분히 상상한 뒤에야 설계를 시작한다”며
피정센터의 설계 과정을 설명했다.
“저는 한자의 어원을 찾는 것을 즐깁니다.
단어에 진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언어는 원래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다가올 때 잡아야
진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성경 요한복음 1장 1절에도 ‘태초에 말씀이 계셨느니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언어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것입니다.
‘피정’의 ‘피(避)’자는 벽을 넘어 나아가는 것을,
‘정(靜)’자는 싸움과 고통을 넘어 얻는 고요함을 뜻합니다.
피정은 경계 밖으로 나아가 고통과 번뇌를 이겨내어 얻는 고요함을 의미합니다.
피정이라는 언어를 통해,
이 건물은 틀림없이 이렇게밖에 지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정센터의 정식 이름은 왜관 영성문화센터이지만,
저는 이 집을 ‘경계 위의 집’이라고 부릅니다.”
피정센터 내부 정원
이 건물은 꽤 가파른 언덕 위에 길게 늘어뜨린 형태로,
사람들의 일상과 비일상 사이에 놓인 작은 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내부에는 정원을 조성해 고요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1958년에 지은 바로 옆 마오로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두 건물이 합쳐져 70년 역사를 가진 센터로 태어났다.
경계 위에 있는 이 건축물은
고상하고 기품 있는 모습과 존재감을 드러낸다.
승효상 건축사는 이번 작품을 위해 2년간 상주감리를 직접 수행,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결국 남는 것은 노동의 결과물인 사유뿐”이라는 르 코르뷔지에의 말을 인용해
노동의 숭고함을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물이 단순히 설계대로만 지어진 것이 아니라,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피와 땀을 통해 완성된 것임을 새삼 절실히 깨닫게 됐어요.
여러분도 앞으로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함께 일하는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모두가 좋은
결과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장영호 기자 yhduck1@hanmail.net
출처 - 【인터뷰】 승효상 건축사 “일상의 경계에서 벗어나
안락과 안정 취할 수 있는 장소 되길 바라는 마음”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ancnews.kr)
불교에 템플스테이가 있다면 가톨릭에는 '소울스테이'가 있다.
가톨릭 소울스테이는 성직자들이나 신자들만이 이용하던 공간인
수도원이나 피정의 집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수도생활을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외부와 단절된 신비스러운 공간인 수도원에서
치유와 정화의 시간을 갖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중심으로 소울스테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자기를 살피면서 평온을 찾는
소울스테이 프로그램은 경상북도에서는 이미 주요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경상북도에서 소울스테이를 운영하는 수도원이나 성당은 총 14곳이다.
울릉도 천부성당, 왜관 성베네딕도 수도원, 칠곡 한티 피정의 집, 포항 갈평 피정의 집 등
참여 기관들은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힐링을 제공하고 있다.
주로 1박2일이나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왜관 성베네딕도회 수도원 소울스테이는
수도원 내부에 머물며 기도 명상 체험 등을 통해 자아를 찾는 시간을 제공한다.
수도사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다.
울릉도 천부성당은
울릉 둘레길 체험, 힐링 특강, 나눔의 시간, 긍정적 자아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제공한다.
왜관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은
1909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남자 수도원인 서울 백동 수도원을 모태로 하는
유서 깊은 수도 공동체다. 126명의 수도자가 소속돼 있다.
이탈리아 누르시아의 베네딕도(480~547년) 성인을 스승으로 모시며,
그가 쓴 ‘성 베네딕도 규칙서(Regula Benedicti)’는 서방 교회 수도 생활의 초석이 됐다.
일하고 기도하는 삶을 중시해
분도출판사, 분도가구공예사, 유리화공예실, 금속공회실 등
교회에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는 작업장들이 들어서 있다.
수도원 성당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
자세한 정보는 수도원 홈페이지(www.osb.or.kr)나
소울스테이 홈페이지(soulstay.or.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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