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수장고 - 최정화 인류세》
전시 기간
2024-06-21 ~ 2024-12-31
전시 장소
경남도립미술관 1층
경남도립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미술관 1층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보이는 수장고’ 전시를 처음으로 기획하였다. 일반적으로 미술작품은 온·습도 및 조도에 민감하여 밀실 방식의 수장 기능이 필요하다. 그러나 온·습도 및 조도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조각·설치 작품의 경우, 기존의 밀실 방식의 수장고에서 벗어나 좀 더 개방적인 ‘보이는 수장고’로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접근이 가능한 형태의 수장고를 전시 형태로 선보일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장품은 최정화 작가의 <인류세>이다. 이 작품은 이곳에 옮겨지기 전, 미술관 앞마당에 세워졌던 야외 설치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번 ‘보이는 수장고’ 전시에 따라 외부에서 내부로 전시 위치·공간도 변했을 뿐만 아니라 설치 방식도 기존과 다르게 변화되었다. 미술관의 긴 복도식 유휴공간에 맞춰 작품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설치되었다. 높고 긴 작품을 관람객의 시선에 맞춰 안정적인 수평으로 설치함으로써 보기 쉽지 않았던 작품의 상부를 편안한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020년 10월부터 미술관 야외 앞마당 잔디 위에 설치된 최정화의 <인류세>는 높이가 장장 24m에 육박하는 긴 탑 형태의 조형물이다. 이 작품은 당시 최정화 작가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와 연계하여 야외 프로젝트로 기획된 작품이다.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2020년 7월 한 달간 《살어리 살어리랏다: 야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 ‘모아모아(Gather, Together)’가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냄비와 솥들은 높이 24m, 무게 1.5t의 <인류세>(Anthropocene)로 재탄생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고,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이는 최정화 작가의 예술관을 관통하는 핵심 방법론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용하던 일상적 식기는 작품으로, 참여자들은 예술가로 기능과 역할이 변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예술과 일상, 예술가와 관람객, 개인과 공동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은 참여자 모두가 공동 경험의 주체로 거듭나도록 함으로써 <인류세>의 상징적 의미를 더했다.
2020년 당시 국내외 매체에서 자주 언급된 용어 중 하나가 ‘인류세’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근본적인 삶이 흔들리게 되면서, 변화의 주범인 인류가 지구환경에 행한 결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질학적 용어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인류’와 ‘최근의 시간’을 가리키는 그리스어를 조합한 단어로 새로운 지질시대 즉, 인류에 의해 멸망한 미래의 지구환경 상태를 가리킨다. 이 개념은 2000년에 대기 화학자 파울 크뤼천(Paul Crutzen)이 한 학회에서 “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라고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관심과 논의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미래에 남겨질 지층을 통해 인간 삶의 흔적과 멸망의 원인을 추적하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선언이었다.
우리의 일상을 상징하는 냄비, 솥 등이 모여 있는 작품은 일상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기후 위기, 환경 위기의 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거리를 던져준다. 누군가는 이 작품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생활 속 실천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반대로 그렇지 않은 이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미술관 앞마당 야외에서 줄곧 서 있으며 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이나 길을 지나가던 이에게 물음을 던져왔다. 이제 이 작품은 3년간의 야외 프로젝트를 끝으로 미술관 내부로 들어와 또 다른 방식으로 자리 잡아 관람객에게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GAM 컬렉션: 미래의 기억》
전시 기간
2024-06-21 ~ 2024-10-06
전시 장소
경남도립미술관 1•2층 전시실
경남도립미술관은 2004년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총 1,439점의 소장품을 수집, 보존하고 있습니다. 소장품 수집과 연구는 미술관 기능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활동으로 소장품은 바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장품 1,439점을 분류, 분석해 관람객들과 공유하고, 주요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지난 100년간의 한국과 경남미술의 큰 흐름을 살펴봅니다. 박생광, 김종영, 백남준, 이성자, 이우환 등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으며, 전시는 1, 2층 전시실에서 총 7개 섹션으로 구성했습니다.
△‘근대기 미술과 서양화 도입’에서는 근현대 한국 화단의 토대가 되는 20세기 전반기 전통 서화에서부터 서양화 도입기의 작품들을, △‘새로운 미술실험: 추상의 전개’에서는 1950년대 본격적으로 추상이 확산했던 시기부터 추상적 조형을 탐구하고 아방가르드 실험을 선도했던 작가들의 회화와 조각 작품을, △‘한국미술의 정체성 모색’에서는 1970년대 이후 미술계의 화두가 되었던 한국의 고유정서를 바탕으로 한 단색화와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국적인 특색과 한국화’에서는 현대적인 방법을 모색했던 한국화 작품과 한국적인 특색을 소재로 삼은 작품을 소개합니다.
△‘동시대 미술의 다변화’에서는 1990년대 이후 표현방식과 주제 면에서 다양화된 동시대 미술 작품들을, △‘뉴미디엄의 출현: 미디어아트’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미디어아트 작품을, △‘GAM컬렉션의 수집과 활용 현황’에서는 소장품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장품의 수집과 활용에 대한 각종 현황을 공개하고 관련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이 지난 20년간 어떤 작품을 어떻게 얼마만큼 수집해 활용해 왔는지를 조망해 보고, 미술관 소장품의 중요성과 역할을 되짚어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합니다.
《추상과 관객》
전시 기간
2024-06-21 ~ 2024-10-06
전시 장소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실
추상
‘추상(抽象)’은 어떤 생각이나 모양을 뽑아내는 인간의 정신작용으로 인상주의, 앵포르멜, 추상표현주의, 하드에지, 단색화, 옵아트, 미니멀리즘 등 20세기 미술사 전반에서 비교적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왔다. 미술에 있어 대상의 외향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구상의 목표를 벗어나 정신성을 추구하려는 혁신적인 의지가 추상미술을 태동시켰으며, 크게는 칸딘스키와 같은 표현주의적 추상(따뜻한 추상)과 몬드리안과 같은 순수 기하 추상(차가운 추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관객
미술관에서 관객(觀客)은 일차적으로는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이지만, 감상이나 관람에 그치지 않고 전시를 함께 만드는 요소로 볼 수 있다. 한편 미술관은 지역사회의 참여로 윤리적,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소통하며, 교육, 향유, 성찰, 지식공유를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로 인식된다. 이는 가치 있는 작품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미술관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미술관의 행동과 의미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추상과 관객
《추상과 관객》은 경남미술사 연구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경남도립미술관의 중‧장기 교육프로그램<한국의 거장들>1을 전시의 형식으로 실천하는 가운데, 2022년 ICOM2이 미술관의 새로운 정의3로 제안한 ‘교육, 향유, 성찰, 지식공유’라는 미술관 기능에 주목하면서 전시프로그램과 관객과의 관계 또는 역할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경남을 대표하는 추상회화의 거장인 전혁림, 이성자, 이준의 작품 세계를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현선, 오유경, 조재영의 회화, 조각, 설치 작품을 매개로 하여 ‘추상미술’의 미학적, 미술사적 의미를 더욱 풍요롭게 탐구하고자 한다.
추상하는 관객
전혁림(1915-2010), 이성자(1918-2009), 이준(1919-2021)은 추상미술의 전후 관계 속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서정적인 추상을 추구한다. 통영, 진주, 남해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은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인 ‘자연(自然)’의 형태, 예컨대 하늘, 바다, 대지 또는 해, 달 등의 외형을 부정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본질적인 요소를 추출하는 작가의 정신작용을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을 합일된 세계로 받아들이는 동양적 사상에 기인하며 전혁림의 민화와 자수, 목기 등 우리 전통문화의 차용, 이성자의 대지와 여성, 하늘, 우주로의 연결, 이준의 빛으로 분할되는 색채의 무한성으로 추상화되는 조형적 특성의 토대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전시는 전현선의 유예와 수렴으로써의 회화, 오유경의 연결과 중첩으로써의 설치, 조재영의 분할과 차감으로써의 조각은 일종의 추상실험으로써 앞선 세대의 작품들과 조우하며 기존에 통용되어 온 추상에 대한 가치를 전도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덧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전시는 전혁림과 전현선의 구상과 추상의 혼용, 이성자와 오유경의 여성과 대지와 우주의 연결, 이준과 조재영의 일상의 차감과 분할이 서로 짝을 맺어 일치하고 이내 분리되었다가 또 전체가 합집합을 이루며 추상의 전통적인 의미를 느슨하게 흐트러뜨리고 때로는 견고하게 결속한다. 이 때 ‘(추상하는)관객’은 ‘감상’, ‘토론’, ‘실천’으로 구분된 세 개의 공간에서 전혁림, 이성자, 이준, 전현선, 오유경, 조재영의 ‘차용’, ‘연결’, ‘분할’, ‘수렴’, ‘차감’, ‘중첩’으로서의 추상성을 ‘보기’,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그리기‘로써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관객은 자발적인 관객으로서 ’추상하는 관객‘이 되어 우리가 여전히 가늠할 수 없는 오래된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감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경남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연구·개발하여 도내 학교(중·고) 등에 제공하는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으로 ‘강국진’,‘이준’, 백순공‘, ‘이성자’, ’전혁림‘의 교육 자료가 제작되었으며 향 후 지속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2. ICOM(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국제박물관협의회
3. “미술관은 교육, 재미, 성찰, 지식의 공유를 목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윤리적, 전문적으로 그리고 지역 사회의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의사소통한다.“
- 이상 글출처: 경남도립미술관 (gyeo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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