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도 경주의 새 핫플 예약 ‘경북천년숲정원’
정원은 사람의 손길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인공적인 공간이지만, 자연을 고스란히 품은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을 이어 주는 공간을 정원이라고 정의하는지 모른다.
정원은 계절에 물들고 계절을 넉넉히 품는다.
싹을 돋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마른 가지만 남게 되는 순간까지도
매 순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경북 경주에 새로운 정원이 문을 열었다.
경북천년숲정원이다.
경북도 1호 지방정원(지자체가 조성·운영하는 정원)으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등록된 지방공원이다.
앞으로 국가정원(국가가 관리하는 정원, 순천만 국가정원·태화강 국가정원 등 2곳)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늦은 봄날 경북천년숲정원의 매력을 찾아 떠났다.
■외나무다리·거울숲 풍경에 빠지다
2016년부터 정원 조성 작업이 진행된
경북천년숲정원(경북 경주시 통일로 366-4 일원)은 지난해 11월 임시로 문을 연 뒤
지난달 24일 정식 개장했다.
축구장 46개 규모((33만㎥) 공간에 수목 350종, 초본 50여 종이
주제별로 식재돼 거대한 정원으로 태어났다.
경북천년숲정원은 경주시의 가운데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경주의 주요 역사·문화 유적지나 관광지에서 차량으로 5~15분 정도 거리다.
경주 여행 중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
경북천년숲공원은 주차장이 비교적 넓다.
경북천년숲정원 표지석이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왼쪽에 주차장이 있다.
정원 입구에는 테마별 정원과 주요 시설에 대한 안내도가 있다.
정원이 넓은 만큼 사진을 찍어 두든지 미리 숙지하면 좋다.
정원 안내도 바로 옆 단층 건물인 가든센터 쪽으로 걸어가면 체험정원이 있고,
이팝나무 등이 무성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체험정원에는 약초와 차, 방향제 등으로 쓰이는 박하, 초코민트, 로즈마리 등
다양한 종류의 허브들이 자란다.
산책로는 200m 정도 곧바로 뻗어 있다.
산책로와 주변 초목은 미리내정원이라 불린다.
산책로 한편에 있는 작은 연못과 쉼터는 운치가 있다.
쉼터 지붕에는 포도송이를 닮은 등꽃이 주렁주렁 피었다.
산책로변 이팝나무엔 흰 꽃이 끝없이 내려 앉았다.
누군가는 눈꽃, 누군가는 쌀밥 같다고 한다.
길바닥에 쓰인 ‘포토존’ 글자 위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하얀 이팝나무 꽃들이
멋진 배경이 된다.
본격적으로 경북천년숲정원을 둘러보려면 실개천을 건너야 한다.
실개천 위 다리는 2개다.
하나는 안내도와 가든센터가 있는 쪽에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미리내정원 쪽에 있다.
안내도와 가든센터 쪽 다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다리가 더 크고 정원 입구 쪽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데다,
경북천년숲정원의 히트작으로 불릴 만큼 인기 있는 포토존인
외나무다리 2곳이 근처에 있어서다.
다리 위로 올라서면 오른쪽 바로 아래에 외나무 다리 하나가,
왼쪽 좀 먼 곳에 또 다른 외나무다리 하나가 있다.
가족, 연인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듣던 대로 사진 찍기 명소다.
사진이 더 잘 나오는 왼쪽 외나무다리가 더 인기가 좋다.
외나무다리가 놓인 실개천과 주변 습지, 울창한 숲은
‘거울숲’이라는 예쁜 이름을 얻었다.
실개천 양쪽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숲이 물에 거울처럼 비쳐
이국적인 풍경이다.
거울숲은 해가 중천에 떴을 때보다는 그늘이 많이 졌을 때
숲이 더 잘 비친다.
외나무다리 위에 올라선 사람들도 물에 비쳐 이색적인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왼쪽 외나무다리에서 더 걸어가면 징검다리가 나온다.
이곳도 거울숲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다.
■‘초록초록’ 메타세쿼이아·칠엽수 길
경북천년숲정원은 크게 보면
실개천 큰 다리를 건너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칠엽수 가로수 길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뉜다.
오른쪽으로는 다양한 테마의 정원들이 자리한다.
왼쪽으로는 산책로, 미개방 공간(정원을 조성 중이어서 아직 개방되지 않은 공간),
정원실습장, 분재원이 있다.
메타세쿼이아·칠엽수 가로수 길에 접어들면 길가 안쪽에는 칠엽수가,
바깥쪽에는 메타세쿼이아가 양쪽에 4열 종대로 늘어서
높다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경북천년숲정원의 또 다른 인기 포토존이다.
파릇함과 청량함에 바쁜 일상을 잠시 잊게 되고 잡념도 사라진다.
가로수 길 오른쪽으로는 다양한 주제 정원들이 있다.
서라벌정원, 버들못정원, 천연기념물원, 수변정원, 초화원 등이다.
가장 큰 테마 정원인 서라벌정원은 다양한 작은 테마 정원들과
광장, 분수 등으로 이뤄져 있다.
철쭉원, 종보존원, 천년미소원, 왕의정원, 암석원, 서라벌광장, 겨울정원(사초원),
바닥분수 등 볼 것이 가장 많다.
천년미소원과 왕의정원, 암석원은
천년 고도 경주를 주제로 했다.
천년미소원에는 미소 띤 얼굴 무늬, 연꽃 무늬 모양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신라 시대 기와 유물인 수막새(목조 건물 처마 끝에 있는 무늬 기와)를 본떴다.
왕의정원은 신라 시대 왕들이 거닐었던 정원을 모티브로 했다.
암석원은 김유신과 단석산의 설화를 배경으로 화랑 정신을 표현한 정원이다.
돌나물, 바위취 등 초화류들이 식재된 초화원,
경북천년숲정원 조성 전 자라고 있던 소나무, 은목서, 안개나무 등을 보존 중인 종보존원,
철쭉, 진달래가 있는 철쭉원,
천년기념물 지정 고목들이 보존돼 있는 천년기념물원 등을 둘러보다 보면
초록의 싱그러움과 색색의 화사함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또 다른 테마 정원인 수변정원은 버들못정원이라 불린다.
기다란 연못 주변을 수양버들, 석창포, 느릅나무, 쉬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다.
그중 가지를 쭉 늘어뜨린 수양버들이 단연 낭만적이다.
가로수 길 왼쪽에 있는 늘솔광장과 무궁화동산 사이에는 황톳길이 있다.
황톳길 양옆으로 벚나무가 죽 늘어서 있다.
벚꽃은 다 졌지만, 흙내음을 맡으며 그냥 걸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가로수 길 왼쪽 공간에서는 산책로를 느직이 걸으며 사색을 즐기기에 좋다.
경북천년숲정원 곳곳에는 다양한 조형물로 된 포토존이 있다.
맘에 드는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최고의 식물학습장’ 경북산림환경연구원
경북천년숲정원 입구 맞은편에는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이 있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에서
긴 시간 산림자원 보호와 연구 목적으로 가꾸어 온 식물 자원을
넓은 면적을 할애해 정원으로 꾸며 개방한 것이 경북천년숲정원이다.
연구원 총 면적 41만㎡ 중 33만㎡가 경북천년숲정원이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도 함께 둘러봐야 하는 이유다.
연구원은 둘레로 산책로가 나 있다.
산책로 사이사이로도 작은 산책로들이 이어져 있다.
길을 걸으며 다양한 수목과 초본 식물을 만나 볼 수 있다.
리기케다소나무 개오동나무, 들메나무, 황벽나무, 시무나무, 불두화, 곰의말채나무,
물푸레나무, 히어리, 뜰보리수, 꽝꽝나무, 만첩빈도리, 산사나무….
평소 보기 힘들었던 식물들로 가득하다.
경북천년숲정원 식물에 이름표 정도가 붙어 있었다면,
연구원에는 식물 이름 유래, 생태 등이 자세히 적힌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식물생태학습장으로 제격이다.
연구원의 대표적인 명소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쭉 걸어 들어가면 메타세쿼이아와
낙우송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피톤치드향이 코끝에 번진다.
산책로를 걸으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 자원의 훼손에 대비해
휴계목을 보존·증식하는 ‘천연기념물 후계목 증식원’, 소득 식물 자원인 헛개나무,
매실나무 등이 있는 ‘산림소득식물원’,
의약품, 향신료, 화장품 재료로 사용되는 식물을 식재해 놓은 ‘식약용식물원’도 만난다.
잘 가꾸어진 연못과 정자에 잠시 쉬었다 걸어도 좋다.
두 곳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데는 3~4시간 정도 걸린다.
녹음이 무성한 여름을 지나 색이 고운 단풍과 낙엽이 지는 가을,
나뭇가지가 앙상하지만 봄을 준비하는 겨울.
새로운 계절이 내려 앉아 있을 두 곳이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진다.
경북천년숲정원과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의 개방 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5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4시다.
신정, 설·추석 당일만 휴장한다.
입장료는 없다.
[ 이상 글출처: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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