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매당 이우성 선생, 부산대에 장서 3140권 기증
파이낸셜뉴스
부산대(총장 김기섭)는 한국 고전학과
역사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벽사 이우성(91) 선생이 평생 아껴온
장서 3140권을 최근 부산대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5월 31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도서는 고문헌자료 1020권,
한학 일반자료 2120권 등으로,
담정총서(潭庭叢書), 이이엄집(而已嚴集), 항재집(恒齋集), 성헌집(省軒集) 등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자료를 비롯해 한문학의 새로운 지형을 펼친
조선후기 여항문인(閭巷文人)의 자료, 지역의 전통적 지식인이
근대전환기를 맞이하여 사상적 갱신과 학문적 실천을 도모했던
자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귀중한 도서들은
조선후기 한학에 대한 새로운 학문적 접근과 지역에서 활동했던
전통지식인의 시대정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대 도서관은 기증받은 도서를 체계적으로 분류·정리한 뒤
오는 9월 부산대 밀양캠퍼스에 이우성 선생이 태어난 고가의 이름을 딴
'쌍매당문고(雙梅堂文庫)'라는 특별 전시공간을 마련해
학생과 일반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쌍매당'은 밀양 부북면 퇴로리에 있는
이우성 선생이 태어난 '퇴로리이씨고가(退老里李氏古家,
경상남도지정 문화재자료 제112호)'의 당호(堂號)다.
벽사 이우성 선생은 1899년 밀양에
민족교육기관인 '화산의숙(華山義塾)'을 건립해 지역의 후진교육에
평생 노력한 항재(恒齋) 이익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정진학원(正進義塾)'을 건립하고 성호집(星湖集)을 간행해
조선후기 실학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든 성헌(省軒)
이병희 선생의 손자이다.
이 선생은 이러한 가학(家學)의 전통을 계승해
한국의 문학·역사·철학 전 분야에 걸쳐 활발하게 연구를 수행해온
독보적인 고전학자이다.
성균관대 교수와 연세대 석좌교수를 지내고
민족문화추진회 회장과 이사장, 퇴계학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학자로서 가장 영예로운 학술원 회원에 추대됐고,
구순이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실시학사(實是學舍)'를 만들어
매주 젊은 후학들과 함께 강학 활동도 하고 있다.
이 선생은 "밀양은 내 고향일 뿐만 아니라
사림의 종장으로 추앙받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남다른 감회를 표했다.
이어 "밀양에 대학캠퍼스를 둔 부산대에
이 자료들을 기증하게 된 것은 우리 후학들이 인문고전정신을 되살리는
밑거름으로 삼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라며
젊은 고전연구자들이 인문고전과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대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추구한
인문고전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6년 밀양캠퍼스에 점필재연구소를 설립해
한국고전의 연구ㆍ번역과 밀양시민 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부산대 김기혁 도서관장은
"벽사 선생께서 아흔 평생 동안 모으고 혼을 담으신 귀한 도서를
부산대에 기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쌍매당문고'의 개관을 계기로 부산대 밀양캠퍼스가
영남지역 고전학의 거점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구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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