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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갤러리 ■/전시회.행사.공연

함안동문회 가을야유회-2(계족산 황톳길 2015.10.18.)















계족산 황토길

 

                                            이돈주 시인



 

언제나 가까이 있어

 

든든하고 믿음직해 좋아라

 

마음만 훌훌 털면

 

곧바로 지척의 거리

 

 

길 옆 낮은 밭고랑

 

꼿꼿한 수수목 조금씩 구부러지는 이쯤

 

길 잡아 찾아 떠나라

 

 

부질없는 일과 짐

 

통 크게 한나절쯤 내려놓아 물려놓고

 

여기 와 걷노라면

 

울창한 산에 풀 나무숲이 삽상해

 

길머리 휘감아 내려 도는

 

자연 향기 속 시원히 마주할지니

 

 

산그늘 서늘하구나

 

이 굽이굽이 저 골골에서

 

불어내려 오르는 산바람 골바람에

 

도토리 몇 알 굴러 떨어진다

 

천천히 걸으며 맺힌 시름 흩어버리고

 

후련하게 맑음만 채워라

 

 

밝고 환하며 깨끗한 것들만

 

거기에 앞 트인 순리의 마음 폭을

 

홀로 걸어도 여럿이 걸어도 좋은 산

 

높나지 않아 걷기 편한 계족산 황토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