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대부의 집에서 길을 묻다
- 여주 김영구 가옥 -
여주대교를 건너 양평방면 37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보면 도로 좌측으로 김영구 가옥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판 지시방향을 따라 좁은 포장길로 접어들어 천천히 달리다 고개를 넘어가면
대신면 보통리 마을이 정겹게 펼쳐진다.
마을 안에서는 김영구 가옥을 알려주는 특별한 표지판을 볼 수 없지만 마을길을 따라가다 보면
좌측 편에 위엄을 갖춘 기와집이 김영구 가옥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뒷산의 높다란 나무위에 걸려 있는 까치집과 가옥 앞 채소를 거둬간 널따란 밭에는 겨울의 스잔함마저
전해주지만 손님을 반기는 까치소리는 정겹기만 하다.
김영구 가옥은 남한강이 멀리 내려다 보이는 터전에 자리잡고 있는 주택으로 뒷산을 배경으로 정남향을
하고 있는 이 집은 영조 29년(1753)에 지은 것을 상량문을 통해 알 수 있다.
안채·사랑채·작은사랑채·곳간채가 모여 ㅁ자를 이루고 있으며, 원래 대문은 바깥행랑채에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바깥 행랑채가 헐려 남아있지 않다.
안마당으로 통하는 중대문의 ㅡ자형의 사랑채가 있고, 대문을 통해 안마당을 들어서면 안방과 대청을 중심으로
ㄷ자형의 안채가 자리하고 있다.
안방의 왼쪽으로 부엌이 꺾여 자리 잡았고 그 아래로 찬광·찬모방·마루가 있다.
대청의 오른쪽에는 마루방·건넌방·부엌이 있는데, 부엌 옆에는 방2칸과 마루가 있는 작은 사랑채가 돌출해 있다.
작은 사랑채는 더러 있기는 하지만 아주 드문 것이어서 이 집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채는 큰사랑·큰사랑대청·사랑방·머리대청을 ㅡ자로 배치하고 앞쪽에 길게 툇마루를 설치했다.
큰사랑 앞에는 마당쪽으로 높은 누마루를 만들었다. 집의 뒤뜰에는 ㅡ자형의 광채가 길게 놓여 있다.
안방과 대청, 사랑방과 사랑대청에는 각각 분합문을 달아서 여름에는 열어 놓아 시원하게 공간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마당의 중앙에는 화단을 가꾸고 나무를 심어 사랑채와 안채와의 직접적인 시선을 막고 있다.
집앞으로 있던 ㅡ자형의 행랑채가 지금은 남아 있지 않더라도 사대부의 개인 취향적인 우수한 건물임을 알 수 있으며,
집을 지은 시기가 비교적 분명하고, 훈련된 목수가 기법에 따라 정성껏 지은 격조 높은 집으로 학술적인 가치를 지닌
주택이다.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보통리 190-2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김영구 가옥은 중요민속자료 제126호로 지정돼 있다.
(글 출처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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