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출지 (慶州 書出池)
경주 남산 기슭에 위치한 삼국시대 연못이다.
남산 마을 한가운데에 삼층석탑 두 기가 있고 동쪽에 아담한 연못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신라 소지왕 10년(488)에 왕이 남산 기슭에 있던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가고 있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 가보라’하니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 가보게 하였다.
그러나 신하는 이 못에 와서 두 마리의 돼지가 싸우는 것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줘
왕에게 그것을 올렸다.
왕은 봉투 속에 있는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화살로 거문고집을 쏘게 하니,
왕실에서 향을 올리던 중과 궁주가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못에서 글이 나와 계략을 막았다 하여 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하고,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라는 사람이 못가에 건물을 지어
글을 읽고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 이 건물은 연못 서북쪽에 소박하면서
우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서출지는 장축 86m, 단축이 50m에 이르는 타원형이다.
이 연못 속에는 연꽃이 심어져 있고 섬이 없으며 연못 둑에 수백년 된 배롱나무가 30여주,
소나무 20여주, 향나무, 은행나무 등이 함께 수림을 이루고 있다.
1664년 임적(任勣)이 서출지 연못가에 석축을 쌓고 이요당(二樂堂)을 건립하였다.
이요당(20평) 건물은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집의 ㄱ자형 정자 건물로서
주위는 막돌담(높이 2m)을 쌓아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요당에 앉아 서출지를 바라보면 신라의 설화(說話)가 피어나는 듯 하다.
(글자료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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