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백 년 동안 봄의 전령 노릇을 해온 선암사의 600년 묵은 늙은 매화는 올해도 변함없이 꽃을 피웠다. 이즈음 각황전에 모셔둔 철불(鐵佛)의 미소가 더욱 정겨운 까닭은 무우전(無憂殿) 돌담길을 따라 무리지어 핀 고매(古梅)의 꽃망울이 터지는 합창에 취한 덕분일 것이다. 아니면 백매화가 내뿜는 암향(暗香) 때문일 것이다.
선암사의 매화가 전국의 탐매꾼들에게 무우전매로 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우전은 선암사에서 가장 외진 곳이랄 수 있는 대웅전의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선암사의 매화가 탐매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또 있다. 무우전매가 한두 그루가 아닌 20여 그루를 칭하기 때문이다. 늙은 매화 한 그루만 있어도 그 향취와 자태를 즐기려는 탐매꾼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데, 수백 년 묵은 고매가 20여 그루나 있으니 이 좋은 기회를 탐매꾼들이 놓칠 리 없다.
옛 문인들은 가지에 붙은 꽃이 많지 않고(稀), 나이를 먹어(老), 줄기와 가지는 마른(瘦) 매화의 꽃봉오리 형상(?)으로 등위를 매겼다. 무우전 돌담 곁에서 400~500년 묵은 매화들은 고매가 지녀야 할 이런 품격을 간직하고 있다. 늙은 등걸에서 용틀임하듯 기이하게 구부러지고 뒤틀린 가지가 힘차게 뻗어 나와 점점이 붉은 꽃과 흰 꽃을 피워내는 자태는 탐매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중 2007년 11월에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된 매화는 무우전 건너편 호남제일선원과 팔상전 사이의 통로에 있는 600여 년 묵은 백매다. [자료-전영우, 절집 숲에서 놀다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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