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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건축 갤러리 ■/강원도

강릉 선교장 - 4 (2014. 07.)

 

 

 

 

 

아흔아홉 굽이 태백준령, 구름 걸린 대관령을 넘어서면, 문화의 고장이자,

동해의 관문인 강릉이다. 예로부터 이 곳은, 울고 왔다가 울고 떠난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험준한 대관령을 울며 넘어왔다가, 따뜻한 인정 때문에 또다시 울며 헤어지게 되는,

드넓은 바다를 닮은 이곳의 인심 때문에 생긴 말일 것이다.

 

 대관령으로부터 뻗어 내려온 산줄기는 동해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거울처럼 맑은 경포호를 빗어 놓았다. 경포대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관동팔경 중 제1경인 경포호는, 5개의 달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호수이다.

 

그 하나는 하늘에 뜬 달,

둘은 호수 물결에 춤추는 달,

셋은 파도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달,

넷은 벗과 마시는 술잔 속에 뜬 달,

다섯은 벗(님)의 눈동자에 깃든 달이 있는 정감어린 호수이다.

 

 

......  

 

 

강릉 선교장의 조영방식에는 특별함이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일반적인 정형화 된 구성방식에 얽메이지 않고, 개방적이고 자유스러운

구성으로 펼쳐서 배치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그래서 담장을 대신하는 전면 23칸의 아주 긴

문간채가 생겼다.

 

 집의 배치는, 전체적으로 경포호쪽을 피하고 배다리골 내부를 향하도록 서남향으로 돌려서 앉혔다.

전망보다는, 전면이 너무 열리는 것을 경계한 풍수지리설의 결과로 생각된다.

 

 장원의 규모를 대변하고 있는 문간채에는, 선교유거仙嶠幽居라는 현판이 걸린 솟을대문과 평대문,

각각 2개의 대문이 일직선상에 있다. 솟을대문은 사랑채와 서별당이 있는 서쪽의 접객용 공간으로

연결되고, 내외벽이 있는 평대문은 안채와 동별당이 있는 동쪽의 가족용 공간으로 통한다.

대문이 2개인 경우는 한옥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데, 안채 가족들의 편리를 위한 큰 배려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