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방요 - 2023 울산시 건축상 최우수상 수상작(일반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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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요

•  제299호 13면
• 입력 : 2024-04-29 09:41
• 수정 : 2024-04-29 09:42

2023 울산시 건축상 최우수상 수상작(일반분야)

정웅식 건축사 l ㈜온 건축사사무소

 

대지위치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하잠리 706-1 대지면적 860㎡ 용도 제2종근린생활시설 건축면적 168㎡ 연면적 168㎡ 규모 지상 1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유로폼 노출콘크리트 시공자 신용균 사진 윤준환

 

도예가-신용균

 고 신정희 선생은 300년 동안 맥이 끊긴 서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조선 사발을 재현하고 “이도다완” 및 황색 찻잔을 만들어 일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독학으로 맥이 끊어진 우리의 유약과 흙을 연구하여 한국의 도맥을 발전시켰다.

 신용균 선생은 고 신정희 선생의 차남으로 현재까지도 모든 작업 과정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의 작업 대부분은 덤벙분청이다. 그의 덤벙분청에서 나오는 자태는 덤덤하고 소박하여 마치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온 우리의 삶과 마음을 닮았다.

 

왕방요-왕방마을

 삼동은 조선시대 중앙관청에 분청사기등 도자기를 납품하던 ‘자기 소’가 있었던 곳으로 지금도 뛰어난 도예가들의 가마가 이곳에 있으며 현재 작업 중인 7명의 도예가들의 창작 작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삼동의 왕방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왕방요는 앞뒤로 높은 산이 있는 골짜기 같은 곳에 위치해 있다. 기존의 전통 가마와 현재 확장된 가마 그리고 주택과 전시관이 존재해 있었고 전체 부지의 한 켠에 대중과 소통하며 차를 마시는 아주 작은 카페 및 전시관을 신설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였다.

 

전시의 변혁-자연 속 도자기

 168㎡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 카페의 기능과 전시의 기능을 동시에 수용하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신용균 선생과의 계속된 대화 속에서 결국 도자기는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삶과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흙으로 빚고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신용균 선생이 담고자 하는 덤벙분청에 담긴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이 편안해졌다. 자연에 도자기를 전시하는 것, 도자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실내에 도자기를 전시해 오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실내에서 차를 마시고 대자연에 도자기를 전시하는 파격적인 방법을 제안하였다. 전시의 방법이 무한히 확장되어 끝없이 넓어진다.

 

8개의 벽-자연 위 유약

 우리나라 유약의 특징은 크랙 유약이라고 한다. 왕방요의 앞과 뒤는 큰 산으로 막혀 있다. 나는 이곳에 8개의 벽을 만들어 앞뒤의 산을 연결하여 자연에 인간이 만든 크랙 유약을 입히고자 하였다. 인간이 만든 물리적 장치로 인하여 막힌 산은 다시 확장된 자연의 세계가 된다. 그리고 이곳에 도자기가 놓이게 된다. 내외부로 이어진 벽으로 인하여 오로지 차와 도자기에 집중하게 되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무심-도예와 건축

건축을 구성하는 최소의 선은 구조를 구성하는 벽이다. 그리고 무한히 확장된 벽의 세계는 내부와 외부를 하나로 연결한다. 도예와 건축의 연결지점은 장인의 손에서 탄생되는 감성이다. 비록 시공의 디테일은 투박하더라도 건축가와 도예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콘크리트의 물성과 공간의 감성은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는 차를 마시는 마음과도 연결된다. 결국 빈 잔 속을 가득 채운 마음임과 동시에 가득 찬 잔 속을 텅 비운 마음과 같다.

 

△ 1층 평면도

1 전시영역 2 수공간 3 카페영역 

 

△ 배치도

△ 단면도

1 전시공간 2 카페

 

△ 입면도

 

 

 

 

 

정웅식 건축사는 ㈜온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자 울산대 디자인·건축융합 대학의 겸임교수이다. 울산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부산·울산시 공공건축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건축의 다양한 관계들에 관심이 많으며 작은 것들에서 시작되는 사회적 변화에 가치를 두고 작업하고 있다. 젊은건축가상, 한국건축가협회상, 한국건축문화대상, 울산 건축상, 대한민국신진건축사대상, 김해건축대상제, 경상남도 건축대상제, Architizer A+, Masterprize, Iconic awards, DFA, IF design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 - 임상양 기자

출처 - 왕방요 - 건축사신문 (archi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