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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 ■/매화 기행

매 화-3 선암사 선암매 (2011.03.26.)

 





순천 선암사는 고매(古梅)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군락을 이룬 매화꽃밭의 경박함이 아닌, 수묵화 속 사군자로서의 매화. 1,500년 고찰과 함께 어우러지는 까닭에 고아(高雅)한 멋이 배어있다. 그 향기도 깊다!

 

 법당을 둘러싸고 있는 돌각담 너머로 만개한 매화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홍매화와 백매화가 어울려 피어 운치를 더한다. 매화가 만개하는 시기는 햇살이 먹기와와 돌담장으로 폭포처럼 쏟아지는 3월말이다.

 

 

 600 여년이나 됐다는 홍매화, 청매화, 백매화...선암사 매화는 일본산 개량종들이 아니라 토종 매화다. 개량종의 수명이 수십년인 데 비해 토종 매화는 수명이 수백년이다. 고목 구부러진 등걸마다 몇백년 세월을 이고 있다.

 

 선암사 '선암매'는 고려 말에 심은 홍매화 4그루, 백매화 10여그루, 같은 또래에 15년 전에 죽은 청매화 2세 10여그루가 선조들의 호흡을 전해주고 있다. 홍매화는 3월 말쯤 꽃이 만발한다. 이 매화 핀 고목 등걸들을 배경으로 그림쟁이 영화 ‘장승업’도 선암사에서 찍었다.

 

 오래된 기와지붕, 구불구불한 돌담, 흙길과 어우러져 선암사 매화는 더욱 매화답다. 돌담따라 흙길을 걷다보면, 문득 고개들어 저 산과 그 아래 지붕이 빚어내는 선에 눈길이 미치면, 화려함도 마다하고 세월속에 그대로 빛바래가는 단청을 보면 그 은근함이 마음깊이 스며든다. (출처-옛돌 답사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