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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갤러리 ■/군북초등학교 동창회

김해 봉하산 '대통령의 길 2코스' (2020.12.19.)

 

 

 

 

 

 

 

봉하산 '대통령의 길 2코스' 

 

 

대통령의 길 1코스 격인 '봉화산 숲길'

노 전 대통령 생전에 손님이 오는 날이면 늘 함께 거닐던 길이다.

1시간30분짜리 짧은 코스와 2시간30분가량 걸리는 긴 코스가 있다.

이 길을 걸으며 노 전 대통령은 지인들에게 이렇게 설명하곤 했다.

"옛날 봉화를 올리던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라 봉화산(烽火山)이란 이름이 붙었지요.

해발 140m에 불과한 낮은 산인데도 주변 40~50리가 모두 평지라

정상인 사자바위에 올라서 보면 꽤 높아 보입니다.

사자바위 양 옆으로 길게 날개를 펼치고 있는 학() 모양을 하고 있어,

건너편 뱀()이 화포천의 개구리()를 못 잡아먹게 견제하는,

약자를 보호하는 산입니다."

 

정토원은 대통령의 49재를 지낸 곳이다.

정토원에서 '대통령의 길'을 벗어나 왼쪽으로 조금더 가면 부엉이바위가 있다.

예전부터 수리부엉이가 많이 살았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었는데,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슴 아픈 곳이다.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이곳도 당연히 걷기 코스에 들어갔겠지만,

지금은 멀리서 바라볼 뿐 '접근 금지 구역'이다.

 

봉화산에는 주로 소나무와 참나무가 많지만,

봉화산에서 화포천으로 내려가는 산자락에는 편백나무 오솔길이 나 있다.

편백나무는 침엽수 중에서도 피톤치드(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된다고 한다) 가장 많이 배출해,

이곳을 지나가면서 크게 숨을 쉬면 온몸이 맑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북제방길은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연애시절 데이트 코스 중 하나다.

물가의 버드나무가 아름다운 곳으로 8~10월이면 청정 지역에서만 산다는

'늪반딧불이'가 나타난다.

 

514일 공개된 대통령의 길 2코스 '화포천 습지길'에는

노 전 대통령의 생태 복원 의지가 오롯이 녹아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화포천은 11개 지천에서 물이 흘러들고,

습지 면적이 500(150만 평)에 이르는 습지 하천이다.

대통령이 낙향했을 때만 해도 화포천은 주변 공장에서 흘러들어온 각종 폐수와

생활 쓰레기 등으로 엉망진창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런 화포천을 직접 집게와 망태를 들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대통령과 참모진, 마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수거한

쓰레기만도 1t 화물차로 100대 분량이 넘었다.

대통령은 이후에도 새벽마다 자전거를 타고 화포천 주변을 돌아보며

습지 복원에 애를 썼다.

그 결과 지금은 청둥오리와 쇠기러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가 수천 마리씩 날아와 겨울을 나고,

선버들과 창포·노랑어리연꽃 같은 다양한 수생 식물이 사는

생태의 보고로 탈바꿈했다.

(글출처 : 이숙이 기자 - 시사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