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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건축 갤러리 ■/서 울

창덕궁 낙선재 - 4 (2012.04.)

 

 

 낙선재가 위치한 곳은 궁의 동쪽 건양문(建陽門) 밖으로 이곳은 원래 태조가 임종한 광연정(廣延亭)이 있던 자리이며, 뒤에 왕세자인 동궁의 처소인 저승전(儲承殿)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건물 구성은 낙선재·석복헌(錫福軒)·수강재(壽康齋) 세 건물이 옆으로 길게 붙어 있고, 그 뒤편에 건물이 들어가고 나온 데 따라서 자연스럽게 후원이 조성되었다.

 

 후원에는 취운정(翠雲亭)·한정당(閒靜堂)·상량정(上凉亭)이 있다. 낙선재의 앞과 오른쪽에는 행랑이 있어서 외부와 경계를 짓고 있으며, 행랑 남쪽 가운데에 장락문(長樂門)이라는 출입문이 나 있다.

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ㄱ자형의 낙선재가 나타난다. 사대부들의 주택 사랑채를 닮은 소박한 건물로 정면 6칸, 측면 2칸에 누마루 등이 딸려 있는데, 모두 17칸반의 규모이다. 장대석을 반듯하게 다듬은 기단 위에 네모난 초석을 놓고 네모기둥을 세웠으며, 기둥 위에는 간결한 형식의 익공(翼工)을 끼웠다.

가운데 3칸은 퇴를 개방하였고 나머지는 분합문이나 회벽으로 벽체를 꾸몄는데, 분합문의 창살무늬가 다양하고 섬세하게 꾸며져 여성들이 머무르는 궁중의 건물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누마루 아래에 아궁이를 설치한 벽에는 작은 돌을 불규칙하게 붙여 자유롭고도 아름다운 벽면을 장식하였다.

 

 낙선재의 동쪽으로 잇대어서 석복헌이 있는데 이 건물도 정면 6칸, 측면 2칸 규모이며, 다시 석복헌에 이어서 동쪽으로 같은 규모의 수강재가 있다.

이 세 건물 사이에는 행랑이나 담이 있어서 서로 독립된 공간을 가지고 있다. 세 건물 뒤로 조성된 후원은 장대석으로 여러 단의 화계(花階)를 꾸미고 각 단에는 사철에 알맞은 화초를 심었으며, 건물에서 연결되어 나온 굴뚝이 조경의 한 요소로 꾸며져 있기도 하다.

후원의 담장 역시 조경의 큰 몫을 차지한다. 벽돌을 구워 여러 가지 형태의 무늬를 벽에 치장하였는데, 장수(長壽)무늬·고리무늬·석쇠무늬 등이 꾸며져 있다.

후원 동쪽에는 꽃무늬 담장 사이에 월광문(月光門)이라는 출입문이 나 있는데 완전한 원형을 이루고 있고, 안쪽에 좌우로 미닫이 판문이 달려 있다.

 

 후원 맨 뒤쪽에는 별당(別堂)인 한정당이 있다. 사대부주택의 별당과 같은 간결한 구조의 건물로 한 끝에 누마루를 갖추고 있다. 집 앞뜰은 잘 정돈된 수목을 심었고 그 사이로 괴석(怪石)들을 놓아, 한가로우면서 조화 있는 자연스러운 정원을 이루고 있다.

낙선재 일곽의 건물은 후원의 빼어난 조경으로 더욱 돋보이고,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문양의 장식이 특히 주목되며, 조선 후기 건축 장인(匠人)들의 축적된 기량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