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 구호선 활동가 나포와 석방 전모
배경: 글로벌 수무드 함대 출항
2026년 5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해상 봉쇄에 맞서 국제 시민사회가 대규모 민간 구호선단을 구성했다. 친팔레스타인 선단 '글로벌 수무드 함대'(GSF)는 50척 이상의 선박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주로 튀르키예를 출발해 가자지구 방향으로 항해했다. 한국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가 활동가 참여를 조직했다.
한국인 활동가로는 '해초'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김아현, 이승준(승준), 김동현(동현) 세 명이 참여했다. 해초와 승준은 지난 5월 2일 이탈리아 시라쿠사에서 구호선단에 탑승했다. 이들이 탑승한 선박의 이름은 1976년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17세 팔레스타인 학생 리나 알 나불시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들은 출항 전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억압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비폭력 항해 자체가 강력한 저항"이라고 밝혔다.
나포 : 두 차례에 걸친 억류
김동현 활동가가 탑승한 '키리아코스 X'호는 5월 18일 이스라엘군에 나포됐으며, 전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23대의 구호선이 나포됐다는 것이 KFFP 측 설명이다.
이틀 뒤인 20일에는 한국시간 기준 오전 2시 50분께 해초와 승준이 탑승한 선박이 가자지구로부터 118해리 떨어진 선상에서 나포됐다. 이로써 가자지구로 향하던 한국인 활동가 세 명 전원이 이스라엘군에 붙잡히게 됐다. 나포된 활동가들은 이스라엘 아슈다드 항구로 이송돼 정부기관의 취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졌다.
특히 해초(김아현)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김아현 씨는 지난 2025년 10월에도 가자지구행 선박에 올랐다가 체포된 이력이 있어, 외교부가 그의 여권을 무효화한 상태였다. KFFP는 여권이 무효인 상태에서도 활동을 이어간 해초의 여권 즉각 복구를 요구했다.
벤그비르 조롱 영상 : 국제적 공분의 도화선
사태가 국제적 파장으로 비화한 결정적 계기는 이스라엘 극우 각료의 행동이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5월 20일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스라엘 남부 아스돗 항구의 구금시설에서 국제 활동가 약 430명이 양손이 묶인 채 대원들에게 끌려다니고 바닥에 엎드려 있거나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 활동가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치자 경비 인력이 그의 머리를 강하게 눌러 끌어내는 장면도 포함됐다. 벤그비르 장관은 수갑을 찬 활동가들 앞에서 대형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이다"라고 외쳤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 대응 — ""네타냐후 체포영장, 우리도 판단해보자"
이재명 대통령은 5월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 나포와 관련해 외교부 차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우리 국민을 국제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잡아간 것은 너무 심하고 비인도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최소한의 국제규범이라고 하는 게 있는 건데, 그걸 다 어기고 있는 것"이라며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의 가장 강렬한 대목은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 범죄자"로 지칭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도 판단해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유럽 거의 대부분 국가들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서 자국에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판단을 해보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무 많이 인내했다"며 체포영장 집행 검토를 지시했다.
현직 대통령이 공개 회의에서 특정 국가 최고지도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전범'이라 지칭하고 체포영장 집행까지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발언으로, 즉각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 대통령이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으로 지칭하고 체포영장 집행 검토를 공개 지시한 것은 전례 없는 강경 대응으로, 자국민 보호 의지를 분명히 함과 동시에 가자지구 인도주의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선명하게 드러내는 용기 있는 대응이었다.
석방과 추방 : 외교적 압박 속 진화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탑승했다 체포된 활동가 수백 명을 석방하는 절차를 진행했으며, 아랍계 인권 법률 단체인 아달라는 외국인 활동가 대부분이 추방을 위해 이스라엘 남부 도시 에일라트 인근의 민간 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활동가들의 경우는 더 빠르게 처리됐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참여했던 우리 국민 2명이 탑승한 선박을 해상에서 나포해 5월 20일 이스라엘로 압송한 뒤 수 시간 만에 제3국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한국 활동가 해초와 동현은 구금 시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석방됐다.
정부는 구호선단 나포 전부터 이스라엘 측에 한국 활동가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구금 없이 석방·추방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구호 선박 나포 행위로 우리 국민을 체포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즉시 석방한 점은 높이 평가하며 환영한다"는 이중적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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